5년도 더 지났네요. 오랜만에 인사 올립니다.

by 전일도 posted Dec 0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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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심히 자작혼을 불태우던 문과출신 삽질전문 자작인입니다. 


사진은 06년 2월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진공관-솔리드스테이트 하이브리드네요.


하스에 오랫만에 오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 익숙한 몇몇분 성함을 보니 참 반갑습니다.


뭔가에 홀린듯이 자작을 하다가 06년 여름부터 군 장교 생활을 하게 됐네요.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자작을 접었었습니다.


40개월 군생활 하고 전역하고는 전역 바로 다음날부터 새 직장에 출근하고 일하느라 정신이 없었구요.


남는 시간에는 군에서 풀려난지 얼마 안되는 한창 때인지라 여자 만나고 술 마시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사회 진출이 늦어 일도 미친듯 했었구요. 정신을 차려보니 남미 주재원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삶에 너무 여유가 생겨버려서 당황스럽더군요.


자취생활 13년만에 처음으로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벗어나 아파트 들어가면서 남는 작은 방에 작업실을 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하기에는 너무 손댈게 많은 인생이 되어버렸지만, 일단 밀린 숙제는 해야겠더라구요.


07년에 제게는 마지막 공구였던 알레프가 전원부만 완성된 상태로 손에 있습니다.


그땐 좌충우돌 소위 생활 하면서도 구성 보고 앞뒤 생각 않고 대책없이 있단 질렀던 알레프입니다.


4년 넘게 미완성인채로 남아 있던 알레프.


지금 지구 반대편까지 저를 끈질기게 따라와 책상 위에 놓여 있네요.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HPS전원부는 당시에 작동 잘 되는거 확인했었고, 이제 신호부만 만들면 됩니다.


부품 체크했는데, 다행히 부족한건 없더라구요. 


IRF9610하고 IRFP240만 매칭하면 만들기야 금방 만들듯 싶은데, 천천히 만들려구요.


여긴 한국처럼 부품 수급이 쉽지 않고, 앞으로 주재생활의 큰 즐거움을 한번에 만끽해버리기엔 너무 안타까울 듯 싶어서요.


사놓고 4년 동안 한번도 안쓴 세라믹 인두기에 어제 처음 납을 묻혀봤네요.


예전에 자작선배님들 따라 이런저런 앰프 만들어보고, 함께 공구 기판에 맞춰서 케이스 디자인해서 공구하고 만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지적과 칭찬에 감사하고.. 


그랬던게 너무 즐거웠던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습니다. 


변함없이 하스가 있어주어서 참 고맙고 따뜻합니다. 모두들 즐거운 자작 라이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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