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게을러져서 큰 일입니다.

by 조경남 posted Jul 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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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것 저것 생각나는데로 써보았습니다. 자유게시판이니까요.
대장님, 이 글 안 지울실거지요? ^^;

무선 마우스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M$는 WindoGs 의 파란 화면 때문에 체면 많이 구겼지만 하드웨어는 다릅니다.
다르다는 말을 하니 생각나는군요.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정말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집니다만, 사연이 있거든요.
2 ~ 3년 전 삼성전자 광고에 자주 출몰하던 카피 문구였었지요.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Alpha CPU 21164 (Ruffian) 때문에 고생 많이 했었지요.
그 고물을 CPU만 300만원이나 주고 샀었답니다. 물론 제가 연구실에 다니기 전에
구입한 놈이었습니다. 저라면 당연히 DEC에서 직접 만든 DS10 으로 샀을 겁니다.
같은 DEC Alpha CPU 지만 유독 버그가 많기로 소문난 CPU 였습니다. 일주일씩
계산하고 결과를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다운... UseNet으로 알아보니 가장 많이
검색된 말이 바로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였지요. 역시 다릅니다. DEC 칩이지만
DEC 칩이 아닌 CPU. 어느새 삼성 제품은 일단 의심부터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다시 마우스 이야기로...

이번에 산 무선 마우스는 M$ wireless wheel mouse 입니다. 용산에서 거금 4만원
주고 샀습니다. 이 놈을 처음 본 것은 지난 4월 동경에서 열린 학회 참석 차 일본에
갔었을 때였습니다. 제가 아는 동경대 학생 하나가 노트북에 이거 연결해서 놀고
있는 겁니다. 정말 신기하더군요. 예전에 로지텍 무선 마우스도 보았지만 로지텍
물건은 적외선을 사용했기에 장애물이 있으면 꽝입니다. 하지만 이 놈은 RF를
사용하기에 장애물도 극복하는 놈이었지요. 결국 그 친구따라 아키하바라가서
열심히 구경만 했었습니다. 마침 총알이 바닥나서 빈 손으로 현해탄을 건너야 했고
국내에 수입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었지요. 10월에 다시 나가겠지만 무선의
편리성을 알아버린 저로써는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더군요.

역시 M$ 물건입니다. 마우스와 조이스틱 만드는 기술만큼은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가장 편리한 점은 방에서 침대에 누워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어나서 컴퓨터 앞으로 기어가는 불편을 말끔히
해소해주더군요. 갈수록 게을러지는 이 놈의 몸뚱이가 가증스럽습니다.

CT790 CDP에는 유선 리모컨이 달려있습니다. 헤드폰으로 음악듣다 다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몸을 일으켜 CDP 있는데까지 가야합니다. 결국 생각해낸것이
바로 "무선 리모컨을 만들자."였습니다. 후배 한명 꼬셔서 밥사주고 RF 컨트롤러를
만들게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CDP는 구석에 박아놓고 누워서 조작하게 되었답니다.

제가 땜질을 해도 휴대형이 아닌 거치형으로만 만드는 이유 역시 실비아 케이스
가공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계속 거치형만 나오더군요.

지금 제 침대에는 CT-790 용 개조 리모컨, TV 리모컨, 무선 마우스가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살찌고 배만 나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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