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by 조경남 posted Jun 1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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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앰프가 좋은 앰프인가?"

오늘 후배와 함께 Tori 청음을 하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과연 앰프의 역할은 무엇인가?

애매한 말입니다. 시중에서 시판하는 앰프와 자작한 앰프를 모두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앰프가 가장 좋은 앰프일까?"라는 질문에
선뜻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헤드폰의 경우 좋다고 알려진 헤드폰들의 주파수 특성을 보면 전 주파수
영역에 걸쳐 응답이 평탄할수록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옵니다.
(http://www.headphone.com ) 이 점을 미루어 본다면 앰프 역시 주파수
특성이 평탄할수록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분들의 글을 살펴보면 이 앰프는 저음이 탄탄하고 저 앰프는
고음이 선명하고 등등의 글을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 앰프들은
특정 주파수 성분에서 음을 왜곡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사이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빠뜨리고
있는데 과연 재생되는 음이 진짜 악기음에 비해 얼마나 가까운 것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래 못하는 댄스가수들의 음악을 녹음실의
기계로 조작하여 시판하는 것과 귀에 거슬리는 음을 앰프를 통해 적절히
듣기 좋게 해주는 경우와 무엇이 다를까요? 결국 소스의 음, 더 나아가
진짜 현장의 음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닐까요?
저의 경우 음악 전공도 아니고 실제 악기음이라고는 거의 접해보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 앰프가, 저 헤드폰이 어떤 점에서 좋고 나쁘고 등등을
말하는데 실제 악기음을 모르는 저로써는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다른 분들의 평가를 믿는 수 밖에...

어제 어떤 분께서 제가 만든 마이어 앰프와 Tori의 음을 들어보시더니
마이어 앰프는 특색이 없이 밋밋해서 싫고 Tori의 강열한 저음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들은 제 입장에서 마이어 앰프는 소스의
음을 그대로 증폭해주고 Tori는 저음부에서 많은 증폭, 즉 음의 왜곡이
일어난다고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사실 소스 기기 민감도라는 입장에서
마이어 앰프는 소스의 잡음을 걸려내는 일종의 신호 왜곡이 있습니다.
반면 Tori는 소스의 잡음마져도 그대로 증폭하더군요. 아무튼 제 귀로는
어떤 앰프가 실제 소리에 더 가까운지 판단이 서질 않기에 더 이상의
논의는 불가능하군요.
마이어 앰프와 Tori의 저항, 컨덴서 등을 바꿔보며 어떤 조합이 더 좋은
소리인지를 찾다가 문득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만 두게 되더군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