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도교수께 휴가 얘기를 꺼낼 수 있을만한 협상 카드를 만들었기에
여러분께 자랑을 하려고 합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가장 비중이 큰 "무인 잠수정 개발 사업"의 일 단계 연구가
절반 정도 진행된 듯 보입니다. 학민님을 비롯한 몇 분께서도 궁금해하셨던
사진 및 관련 내용이 공개가 가능해져서 자랑 삼아 올려봅니다.

아래 잠수정의 이름은 SNUUV-I 이며 Seoul Nat'l Univ. Underwater Vehicle No.1
의 약자입니다.

http://oceanpow.snu.ac.kr/nrl/makeauv/snuuv1.htm

위 사진은 지난 겨울 일본 "규슈 대학교"와의 학술 심포지엄 때 수행했던
실험 사진입니다. 무려 145V/3A 라는 무시무시한 직류전원을 다루느라
사진에 보시면 희미하게 빨간 고무장갑을 낀 제 모습이 수면에 비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가끔씩 서지 필터를 황천으로 보내며 펑하는
굉음과 함께 역류하는 전류에 초소형 컴퓨터 두 대가 불꽃과 함께
사라졌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어제까지 귀찮게 붙어 다니던 뒤쪽의 신호 및 전원선을
잘라 버리고 이름 그대로 자율 무인 잠수정이 되었습니다.

하나의 큰 고비를 넘겼으니 이 비장의 카드를 밑천삼아 휴가를 얻어낼 생각입니다.
결과물이 없다며 휴가를 취소당했던 7월의 수모를 깨끗히 털어낼 수 있게
도와준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 이 여름의 끝자락이라도 잡을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