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4P 사용기...

by 이명현 posted Sep 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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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리뷰란에 적긴 좀 뭐해서 여기 적습니다.
감상을 누군가에게든 얘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해져서 말이죠.-_-;
그러니 잡담으로 생각하고 그냥 편하게 읽어주세요.

원음에 가까운 재생이란게 뭘까 궁금했는데,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이어폰이면서도 다른 헤드폰의 해상도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더군요.
간단히 적자면.. 평범함 중의 평범함 입니다.
다른 모든 기기에서 들을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소리를 모아서 들려주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왜곡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저음,고음을 골고루 있는 만큼만(강조 되는 부분없이..) 들려주는 느낌은 HD600을 처음 들었을때의 생소함과는 상당히 차별되었습니다.
따뜻하게 저음과 고음을 이끌어내어 들려주는 HD600의 음색은 지금 생각하면 나름대로의 특징으로 착색되어있는 느낌이라고 느껴지는군요. (물론 다시 들어보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때의 기억을 두고 생각해보는거죠.)

대중음악을 들어본 결과로는 SR-60보다도 재미없는 소리입니다.
그래도 ER4P이니 만큼 ER4S나 ER4B보다 대중음악에 적응된 소리일텐데도 불구하고 확실히 재미는 덜합니다.
분명 더 우수한 해상력과 음질(확실히 차이가 느껴질만큼)을 갖추었음에도 그다지 재미는 없습니다.. 참 묘한 기분이군요.
왜 ER4B가 가장 정확한 소리를 재생하면서도 일반적인 용도로써 사랑받지 못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들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폰자체에는 거의 불만없습니다.
이런제품이라는것을 이미 각오는 하고 구입한 것이니까요. 가장 명료하고 기본적인 느낌의 음질은 분명히 우수한 이어폰이란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소스의 바닥을 들어낸다 라는 의미도 무엇인지 알 것 같구요. (지금까지 알기 어려웠던 부분이니까요..) 다만, 생각만큼 더 좋은 소스에 대한 열망이 생기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잡음이 선명하게 들리거나 뭉치는듯한 느낌의 낮은 비트레이트를 가지는 음악이 이 이어폰의 성능을 말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지 않습니다.
(뭐, 하긴 이런느낌은 잠시동안이겠지만요.^^; CD음반을 틀어볼만한 CD플레이어가 없다는것도 좀 고민되는..)

무언가 엄청 뛰어난 음질을 들려줄 것이다 라는 예상을 하고 구입한다면 아마 상당히 실망할 것 같은 제품이었습니다.
제 느낌은 위에서도 적었듯이...
평범함중의 평범함을 가진 이어폰 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을 언급하자면..
공간감이 거의 없다는 점.. 강한저음의 펀치감이 없다는 점 정도겠죠. 헤드폰계열에서 머리전체적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음을 들었다는 기분이라면 이 이어폰은 단지 머리의 중앙부분에서만 들리는 음을 듣는 기분이었습니다. 듣다보면 공간감이 넓어진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과연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소스에도 상당히 문제가 있으리라 짐작.. 컴퓨터 - 옵토플레이 - 직결로 연결해서 듣고 있거든요.-_-; 그것도 대개 128k, 320k의 OGG나 MP3음악들이죠.)

다음엔 여러 앰프들과 함께 충분히 감상한 후 제대로 된 리뷰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이 기기의 특징을 제대로 분석해내지 못했다는 느낌도 들고 해서.. 그냥 며칠간 들어본 감상기로 생각해주세요.

(T.A와의 매칭이 잘 맞는다고 하는 점에 조금 의문이 생기는데요.. 가장 정확한 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이어폰에 나름대로의 음색을 가진 앰프를 사용하여 착색된 음이 좋게 들린다는 것은 정확한 음이라는 기본취지에 어긋나는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아, T.A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어떤 음색이 느껴지길래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번달은 이미 초과지출되었기에 구입은 다음 - 조금...많이 나중에.. - 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