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뭐, 제목이 좀 간지럽긴 합니다만 , 하스를 알게 된지 1년이 된 지금 너무 행복한 나머지 감사인사를 좀 할까 합니다.
대학 입학원서를 내면서 수학 실력이 부족해 이공대를 못가고 인문대를 지원한 후 마음 한 구석에 항상 저항은 어떤 원리일까? TR은? 콘덴서는?...하면서
20년 이상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느 카페에서 스피커 네트워크 튜닝을 권하면서 콘덴서와 시멘트저항을 연결해 보던 차에 하스를 알게 되었지요.
그 어느곳에서도 접근하기 어렵던 전자부품의 세계에 무작정 들어올 수 있게 한 것이 신정섭님의 제작가이드....
물론, TR의 종류와 핀배열의 개념을 몰라서 두세번 자작을 망치고, 고민을 하고...했지만 또다른 자료속에서 답을 찾고....그런 자료가
하스에는 있었습니다.
소리 나던 게 마냥 신기했던 첫 자작...그 후 만들 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고...그 원인을 찾아내겠다고 마냥 삽질하던 지난 1년이 참으로
감개무량하네요.
오늘은 쿠미사 공제버전 두번째를 조립하였습니다.
기판과 550/560 TR을 엄수호님께 구하고 나머지는 트로이달부터 출력저항까지 하나하나 구해서 조립을 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제가 마냥 기뻤죠.
드디어 전원을 넣고, +/-전압 측정, (정상~) 출력 DC 측정, (음~ 한쪽이 좀 높네요), 바이어스 저항 양단 전압측정, (정상적으로 출력은 되는 듯....)
이제 헤드폰 연결하고 PLAY~ (에고, 한쪽 소리가 모기소리만하게 나면서 앵앵 거리네요)
이거 큰일났습니다. 안나오는 것도 아니고, 바이어스 조절하면 정상적으로 바뀌는데....
- 플럭스 제거 한 번 더 하고, 칫솔로 박박 문질러서 혹 근처에 붙어있을 납똥도 제거
- 냉납땜이 있나 돋보기로 땝 부위 정밀 탐색
- +/- 전압 편차 다시 측정
- DC제거용 OPAMP 교체
- 이것 저것 해보지만 원인을 못찾고 미궁속으로 빠져들다가 플라스틱 드라이버를 들고 애꿎은 부품을 하나씩 건드려봅니다.
이놈이 잘못되었나?, 이놈인가?...TR 다리도 건드려봅니다. 그러다가 코끼리 뒷걸음 치다 쥐잡는다고....
출력 바이어스용 저항 하나를 건드리다가 출력소리가 변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아~ 이놈이 냉땜인가보다. 얼른 다시 지지고 들어보니 엥~ 소리가 더 작아졌습니다.
저항이 잘못되었나 봅니다. 열심히 떼어내고 여분의 저항으로 다시 교체합니다. 흥분을 감추면서 다시 들어봅니다.
뭥미~ 이젠 아예 소리가 안납니다.
맘이 갑갑해옵니다. 다시 플라스틱 드라이버를 들고 애꿎은 저항을 들볶습니다. 그런데 순간 어? 소리가 정상으로 나다 말다 합니다.
이게 뭔가 싶습니다. 순간 아하~ 이제 알았습니다.
출력 바이어스용 저항이 0.5오옴짜리인데 리드선이 좀 굵어서 비아홀을 살짝 넓게 다시 뚫었는데 공교롭게도 4개 중 1개에서 에러가 생겼나 봅니다.
이제 문제의 저항을 기판 위에도 납땜해 주고 최종 정리 후 음악을 들어 봅니다.
좌, 우 정상적으로 출력이 나옵니다. 감격스럽습니다. 이쯤 되면 음색이야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저 정상으로 소리가 난다는 게 마냥 기쁠 뿐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감히 시작할 엄두도 못내던 제가 오늘 이렇게 조립을 하고 사소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2011년 하스 로 인해 맘속에 웅크리고 있던 큰 꿈 하나를 이루었습니다 . 하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