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저의 경제력으로는 유명 브랜드의 새로운-그리고 값 비싼 DMM을 장만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데 상당히 오랜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유명 회사의 중고 제품으로 눈길을 돌려 봤습니다. 국내의 중고 계측기 장터 사이트들을 검색해본 결과 당장 지를 수 있는 2가지 DMM을 찾을 수 있었는데, 하나는 FLUKE사의 8050A이고 다른 하나는 ED사의 EDM-4750이 그것이었습니다. 8050A는 계측기로 유명한 회사인 FLUKE의 DMM이지만 제가 구입하려는 매물의 경우 전류측정용 단자가 없어 전류측정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고, EDM-4750은 국산이며 전류측정이 되고 영점 조정도 지원되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둘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FLUKE의 DMM을 직접 써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비록 영점 조정은 되지 않지만 결국 8050A를 선택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제품과 첫 대면했을 때의 받은 인상은 "골동품 같네… 제대로 동작할까?"였습니다.
거치형 DMM
워낙 오래 전에 출시된 제품이라 나이로 따지만 저보다도 한 살이 많은데, 다행히도 대부분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어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DMM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심해져서 오래된 것은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간단히 전압과 저항을 측정해본 결과 제가 쓰기에는 별도의 재조정 작업 없이도 쓸만하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전류 측정 단자의 부재
제가 구입한 8050A에서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전류 측정용 단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사기 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구매한 것이지만 텅 빈 저 부분을 보면 허전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네요.
실제 사용 모습
거치형이지만 보기보다 가벼워 주로 이렇게 놓고 씁니다. 전원코드를 연결해서 써야 한다는 점과 큰 부피는 소형 DMM에 비해 상당히 불편한 부분입니다.
이 DMM 8050A로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예전에 만들었던 SHHA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는 DMM의 한계로 최후에는 귀로 들으면서 밸런스 조정을 했는데 나중에 동생에게 오른쪽이 좀 크다는 지적을 받고 말았거든요. 전에 사용했던 DMM은 최소단위가 200V 여서 제대로 된 측정이 어려웠는데, 8050A는 AC 전압 측정 범위가 상당히 세밀하게 나눠져 있어 2V로 맞추고 측정하여 양쪽을 거의 비슷한 레벨로 맞출 수 있었습니다. 밸런스 조정 뒤에는 음악에 대한 몰입도가 확실히 전보다 더 높아지는 졌는데, FLUKE 8050A를 장만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지요.^^
중국산 저가형 소형 DMM에다가 이렇게 유명회사의 쓸만하면서 저렴한 중고 거치형 DMM을 하나 장만해서 같이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든든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