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사운드카드와 헤드폰 앰프

by 박용민 posted May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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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몇가지 계산을 해보니 생각보다 헤드폰에서 들을만한 음량을 내는데 그리 큰 출력이 필요하지 않더군요.

조용한 가정에서 음악을 듣는다고 할 때 (말이 그렇지 약 100dB SPL의 음압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32옴 헤드폰의 경우도 고작 8mA의 최대 전류가 필요하고, 150옴 헤드폰의 경우 550mV 정도의 출력 전압이면 충분한 음량이 나옵니다.
물론 이 정도 전류와 전압은 사운드 카드에서도 충분히 출력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물론 출력 임피던스와 헤드룸까지 감안하고 계산을 해야 겠지만 적어도 헤드폰 구동에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닐듯 싶고요.


요즘 대부분의 헤드폰이 150 미만의 저임피던스로 나오는 걸 볼 때, 이미 컴퓨터 사운드카드로도 '음량 확보' 뿐 아니라 '안정적인 출력' 역시 충분히 해낼 수 있는 것이죠.

만약 헤드폰 앰프를 연결하게 되면 사운드 카드 출력의 자체적인 잡음(대개 사운드 카드의 출력 음량과 관계 없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역시 증폭되는데다가,
특히 앰프의 증폭률 때문에 사운드 카드의 출력 음량을 작게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신호대 잡음비에 전혀 유리하지 않습니다.
사운드 카드의 출력 음량을 높인다고 할지라도 그 한계가 있고, 볼륨 조절감이 나빠질 수 밖에 없죠.

좀 난감한 부분입니다. 이쯤되면 과연 앰프가 필요한가 의문이 들기 시작하죠. 뭐 원체 앰프야 '취미'고 저 같은 경우 앰프 회로를 보고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공부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에 당연히 무용론을 펼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실용적으로 볼 때 청감상 얼마나 앰프가 필요하냐는 생각은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고임피던스 헤드폰의 경우 앰프가 분명 필요할 겁니다. 없으면 만족스러운 출력은 당연히 나오지 못할 거구요.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요즘 헤드폰들은 대개 저임피던스로 나오는지라 앰프의 필요성은 점점 사라지는듯 합니다. (사실 저임피던스 헤드폰이 주를 이루는 건, 앰프가 점점 사라져가는 세태의 반영인 면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앰프를 만들더라도 그저 '헤드폰 드라이버'로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싶어지기도 하는군요.
증폭률은 그저 1 가까이로 유지하고 단지 볼륨 조절을 용이하게 해주는 용도로... (물론 따라오는 효과로 신호대잡음비가 더 나아지는 면도 있을 겁니다.)
헤드폰 구동만 시켜주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헤드폰 드라이버'로 만든다고 앰프 제작이 그리 간단해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단지 증폭률만 낮아질 뿐이지, 이거저거 고려해야 할 건 여전히 많죠.
그리고 그렇게 만들 거면 고임피던스 헤드폰도 커버할 수 있게 증폭률 좀 더 높여보고 싶고.... 그리고 포터블 기기에도 쓰려면 아무래도 낮은 증폭률로는 무리겠죠.
아이러니입니다. ㅋ


덧. 실제로 지금 전면 내장 사운드카드 출력 단자에 헤드폰 물려다가 듣고 있는데, 무지 짱짱하게 울려주네요.
하아...

덧 2. 한가지 써두지 않았는데, 이 글의 내용은 HD Audio CODEC에 국한해야 할듯 합니다. AC97 CODEC은 암만 기억을 더듬어봐도 도저히 소리가 좋았던 기억이 없습니다. (...)

덧 3.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헤드폰 단자가 마련되지 않은 사운드카드라고 할지라도 헤드폰 앰프가 내장되어 있지 않은 건 아닌듯 합니다.
Realtek Audio CODEC 들 데이터시트를 살펴보니 전부 헤드폰 앰프가 내장되어 있더군요. 아무래도 헤드폰을 꼽게 되면 증폭이 되는 그런 방식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