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by 이영도 posted Sep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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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계시판에 Simple class AB 앰프들이 올라왔는데요, 아주 좋아보이는 것이... 만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저에게는 이미 만들어놓은게 있으므로 또 만들 이유가 없답니다. 그런데도 충동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이것 때문인것 같습니다.

딱 적당한 크기의 짜투리 PCB, 여기저기서 뜯어놓은 컨덴서들, 트랜지스터도 있고... 거기에... 김모님, 또 다른 김모님 등의 글들이 은근슬쩍 펌프로 다가오기도 했네요.

그런데... .

저 짜투리들은 왜 모아 놓은 걸까요?
뭣때문에 버리는 전자제품에서 뜯어놓고 그랬을까...
저기있는건 그나마 나은 부품이고, 저런 그릇이 대여섯개 있습니다. 들어있는 것도 질나쁜 중국제... 그런거구요. 쓸 것 같지도 않은데 왜 모았을까.

저는 이상한 고집같은게 있는데요, 부품을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한다거나, 전원 플러그는 반드시 뒷면 오른쪽에만 단다거나... 그런 버릇들입니다. 성능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회로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고, 누가 알아줄 것도 아닌데, 혼자서 억지로 방향 맞추고 혼자서 좋아한답니다.

그래도 고집대로 안나와주면....
멀쩡한 걸 놔두고 다시 만든 답니다.
참 이상하죠? 돈이 썩어나는 것도 아닌데...

그런데... 그게 그런것 같아요.

근사한 나무마루가 있고 에어컨 빵빵한 집에서 살다가, 비닐장판에 선풍기 돌리는 집을 보면 눈이 안가고... 큰차 타다가 작은차 타면 어쩐지 조금 그렇고... 어차피 산다는 것, 달린다는 관점에서는 똑같은 것인데, 조금더 나은 것을 갈구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혼자서 고집부리고 혼자서 좋아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듯하기도 하고...

웬 궤변이람? ^^

다른 분들처럼 캐드도 배우고, 에칭도 배우고...
그러면 좀더 다양하고 좋은 것들이 나올터인데...
귀차니즘 탓인지 머리가 안돌아가는 탓인지
그저 고집만 부려댄답니다.

그래서...

만들거야? 안만들거야?

글쎄요? 다 귀찮아서...

이상 기판이랑 컨덴서통을 째려보면서 하품만 짝짝 하고 있던 귀차니스트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