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인터넷 약 광고... ^^

by 이영도 posted Aug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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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라는 이메일 요즘 무쟈게도 열심히 옵니다.

워낙에 많이 받아서, 어지간한 약광고에는 신경도 안가는데...
엊그제 정말 확깨는 약광고를 받았다는 것 아닙니까?

보낸사람은 FedEx 이고
제목은 delivery notice 였습니다.  -_-;;;
열어보니 약광고...

배달 기다리는 것이 있어서 체크하는 중인데, 저런 제목으로 약광고가 오니 어이가 없더군요.

주로 바이아그라 계통의 광고입니다만, 레비트라, 프로잭, 앰비엔 같은 신약들... 까지는 이해한다고 하지만, 발리움 이나 코데인 같이 위험한 것도 파는군요. 이건 시중에 풀면 안되는 약일텐데...

요즘 장인께서 그쪽 방면으로 관심이 아주 많으십니다. 인터넷 약쟁이들에게서 약사도 괜찮은가 하고 물어보시길레, 의사가 처방한 약도 아닌데 그것 드시다가 괜히 몸 망치면 어떡합니까? 이런식으로 이야기 드렸거던요. 장인께도 약광고 이메일이 엄청나게 오는 듯...

제 의견을 듣고나서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셨는지, 약은 안사는게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집에 가보니 약대신에 건강보조제가 잔뜩 있더군요. 무슨 허브, 무슨 비타민제, 무슨 바르는 약 등등... 을 인터넷 약장사에게서 사셨더만요.

요즘 장인어른의 몸상태를 제가 보기에는 확실한 갱년기 증상입니다. 거기에 자존심이 있어서 갱년기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실제로 몸은 아프니 걱정은 많고.... 나죽으면 가정이 어떻게 되냐... 이런 생각을 하는 수준으로 발전되더니, 약에 관심이 대단해진 것이지요.
그래서 신경관련 병원에 다니셨는데, 그 처방전을 슬그머니 봤더니 신경관련약을 처방한게 아니라, 흥분억제제를 처방해주셨더군요.

하루는 인터넷 약광고중에서 신경관련약 광고가 떴습니다.
그날 저녁에 전화를  하셔서, 그 약을 주문할 생각이라고 하시더군요. 저도 그 집에 가서 저녁한그릇 먹고, 테레비를 보는데....

가짜약을 만들어파는 그쪽 관련된 프로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좀 기가 막힌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만들어서 포장까지 싹 다해서 한국, 일본, 미국에 팔아먹는다는 것인데, 그 약이 중금속에 맹물에.... 그런식이었습니다. 덕분에 응급환자가 그 약을 썼다가 죽어버린 일도 있고.

그걸 보시고는 인터넷에서 약 주문은 안하는게 좋겠다고 마음을 굳히시더군요. 그런데 약 못사겠다고 생각하니 불쾌하셨던 모양이라.... 눈치 살피기에 바쁩니다.

그저 잘먹고 기분좋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보약인 법인데...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