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 LABORATORY 집들이.. (스압)

by 전일도 posted Jun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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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스 남미지부(?) JUN LABORATORY입니다. 차린건 없지만 게시판으로 작업실 집들이 올려봅니다.


여긴 아파트라도 가정부를 위한 현관문이 모두 별도로 있습니다. 초소형 화장실이 딸린 가정부 방도 따로 있구요.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자취 13년한 버릇이 몸에 배어서 절대 가정부는 못들이겠더라구요. 그래서 작업실로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용 작업공간이 생기니 너무 편하고 좋네요.


일단 튼튼한 폴딩케이블과 메쉬좌판 의자가 기본입니다. 폴딩테이블은 열에 강하고 가격적으로 막굴려도 부담이 없어 자작에 최적입니다. 메쉬좌판 의자는 오래 앉아 자작을 하더라도 엉덩이에 땀이 차지 않아 무더운 남미에서는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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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작업공간입니다. 장비는 그냥 평범한 것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두는 언제 샀는지도 모를 세라믹인두가 포장도 안뜯긴채 있더라구요. 핸드 드릴은 이사다니며 잃어버려서 하나 샀습니다. 장난감 오실로스코프도 있구요. 한국가면 제대로 된 것 중고로 들이고 싶네요.


이구아수 폭포에서 산 아르헨티나 전통찻잔(?)은 철수세미 넣고 인두팁 클리너로 쓰고 있어요. 은납도 한 6년 전에 사놓은 녀석인데 많이 남았네요. 가장 사랑하는 조명스탠드는 한국에 있을때 옥션에서 만원주고 산겁니다. 작업할때 30cm 높이로 놓고 씁니다. 작업할 땐 밝은게 장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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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압이 달라 트랜스 씁니다.. 왼쪽에 넷북 놓고 회로도도 보고 데이터시트나 하스 관련글도 찾아보고 하면서 만듭니다. 제일 중요한 시계.. 저거 없으면 순식간에 날밤까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취미에 빠져봤지만 스노우보딩과 자작이 가장 중독성이 강하더군요. 조심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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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는 공구와 부품들이 널려있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공구도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품질로 씁니다. 공구가 나쁘면 물건이 상하고, 공구가 좋으면 한없이 비싸지더군요. 돈질은 끝이 없으니 모든 적당한게 좋은 것 같습니다. 부품들도 괴물스러운 녀석들은 없구요, 단촐하지만 보고 있으면 흐뭇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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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자전거 핸들을 케이블 걸이대로 쓰고 있습니다. 사실 JUN LABORATORY는 자전거도 만들고 자전거 휠도 짜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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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다보면 각자 스타일이 있으실텐데, 저는 그때그때 책상 위를 정리하면서 하는 스타일입니다. 책상 위가 지저분하면 저 같은 비숙련자는 작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창 집중하는 와중에 청소하는 것도 맥이 끊기기 때문에 그냥 바닥에 마구마구 버립니다. 그리고 나중에 한꺼번에 치우는게 편하더군요. 미용사와 비슷한 마인드죠. 그래서 항상 바닥엔 리드선이나 전선 피복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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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제작 중인 하데스입니다. 어차피 내가 쓸 기기이니 스위치나 LED 위치야 뻔히 외우는거고 해서 전면패널의 텍스트를 모두 무광 블랙으로 메워버렸습니다. 실제로 보면 음각으로 구분 가능합니다. HADES 로고 역시 제 취향대로 골드리프 색으로 재도색했습니다. 원래 고급스러운 케이스가 더 고급스러워보여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합니다.


디지털에 문외한이니 소스는 손댈 생각도 못했는데, 하스 덕분에 레퍼런스 DDC-DAC 시스템이 생긴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기대하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하스 만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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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품이 없어 완성을 못하고 있네요. 담주에 친구 녀석이 놀러 오는데, 부탁한 택배 10개 중 4개가 자작 물품입니다. ;;; 친구랑 놀아주고 다다음주 경이면 하데스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DDC와 DAC의 레이아웃을 보니, I2S를 짧게 가져갈지 3.3V x 2개와 15-0-15V 양전원선을 짧게 가져갈지 양자택일해야겠더군요. 개인적인 생각 및 취향에 따라 I2S를 짧게 가져가기로 하고 케이블을 최단길이로 세팅했습니다. 나중에 한가하면 I2S선에 실드까지 할지 모릅니다.


쿠미사는 올해 안에 만들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만, 언젠가 만들면 하데스에 들어갈거라 생각하고 그냥 세팅해봤습니다. 쿠미사를 영입하면 하데스의 출력스위치(LINE-HEADPHONE 선택 스위치)를 3단6P로 쓰고 릴레이로 쿠미사를 ON-OFF할까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DDC-DAC만 쓸때 헤드폰앰프까지 전원이 인가된다는 것은 낭비인듯 싶어 말이지요.


여담이지만 남미에 있으면 역설적으로 좋은 점이 부품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자작에 지나친 시간을 뺏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번 만들기 시작하면 끝날 때까지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는 스타일이라 이런게 중요합니다...;;;;; 쿠미사도 부품 구하기가 너무 고통스러워 내년 이후로 미뤘습니다. 하지만 저 아름다운 골드 기판을 언제까지 방치할 생각은 들지 않네요. 길모어와 함께 2013년 과제로 슬쩍 미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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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72시간째 가혹테스트중인 알레프입니다. 이 녀석도 마지막 열 튜닝은 친구가 가져오는 기구물로 완성될 예정입니다. 즐겁게 잘 듣고 있습니다. 하데스와의 조합도 기대가 됩니다. 새로산 테스터는 꼭 맘에 듭니다. 측정 전압전류 범위도 크고 꽤 용량이 큰 콘덴서도 측정이 가능하네요. 그러고보면 장난감 오실로스코프, 테스터, 사운드카드가 제가 가진 계측기의 전부네요. 이것도 내공이 부족해 다 못가지고 놉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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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추진 중인 하이브리드 앰프 부품통입니다. 작은 상자 안에는 전원부용 전해캡과 트랜스가 들어 있습니다. 2월부터 주섬주섬 모은 부품들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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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부, 신호부 왠만한 주요부품들이 다 모인듯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빵판 테스트 하고 뭐하고.. 천천히 차근차근 만들려 합니다. 아직 발주 줄 것도 남아 있고, 그 전에 확인할 것들도 있고 해서 크리스마스까지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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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에서 컴퓨터로 읽고 구상하고 찾고 그리고 돌리고 계산하고 노트하고.. 이런 재미도 만드는 것 못지 않습니다.


2005년경 돈 아끼려 짜라(그라도 RA-1 복각) 만드려 시작한 자작이 이젠 제 라이프스타일의 한쪽을 채우고 있네요. 참 세상일 모르는 것 같습니다. 돈 아끼려 시작한 자작에 벌써 얼마를 썼는지 잘 모르겠으니 말입니다. 저처럼 짜라에 혹했던 분 또 있으신가요? ㅎㅎㅎ


그러다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재미를 알게 되어 계속 하고 있네요. 그래서 JUN LABORATORY입니다.


그럼 모두들 즐음 즐자작하시기 바랍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