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기] 기사회생한 HP910

by 신정섭 posted Dec 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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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기] 기사회생한 HP910 - 신정섭

제 HP910의 한쪽 유닛이 사망한지도 벌써 오래되었군요.

원래는 한쪽이 조금 지지직 거렸습니다.
그런데 예전에 HP890에서 동일 증상이 있어서 뜯어 보았더니 진동판이 약간 찌그러져 있길래, 스카치 테잎 같은 것으로 살짝 붙였다가 당겨서 펴는 방법으로 성공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열어 보았더니 (드라이버 유닛이 본드로 붙어있어서 절대로 힘으로만 하면 안되고, 칼로 살살 쑤시면서 잘 떼어내야 합니다.) 진동판은 보기에 멀쩡한데 소리는 찌그러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여간 그래도 뭔가 진동판에 문제가 있거니 해서 공연히 당겨보고 불어보고 하는 바람에 사태가 더욱 악화되어 최악이 되었습니다.
결국은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렇고 모 업체에서 헤드폰 드라이버를 별도로 판매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지요.
이것이 벌써 한참 전의 일입니다.
하지만, 그 소식은 잠잠 무소식...
생긴 것은 멀쩡하게 놓여있는 HP910을 볼때마다 안타깝고...

오늘 다시 이 녀석이 생각이 나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더 뚜껑을 열어서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진동판이 약간 편심되어 있거나 장력(또는 정력 ㅋㅋㅋ)의 차이로 인해서 떨림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위 두번째 사진과 같이 3M의 매직 테이프를 가늘게 잘라서 진동판의 여러 부위에 붙여서 약간 당겨 보면서 들어 보았습니다. 즉, 그 "편심된 문제"를 어떻게 좀 해보려는 수작이지요.

해 보니까 과연 붙이는 부위마다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하였습니다.
결국은 조금 당겨놓으면 소리가 전혀 왜곡없이 깨끗하게 들리는 특정 위치를 찾았습니다.
그렇게 그 위치를 찾아서 약간 당겨지도록 테이프를 감아 붙인 것이 위의 2번째 사진입니다.

이제 재조립하고 들으니 너무 좋습니다.
역시 제 귀는 엄청난 막귀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구별할 수 없는 막귀라서 더욱 기쁩니다.
Mono 모드에서 양쪽의 음량차를 전혀 느낄 수 없었고,
대음량의 테스트용 음악에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말하지 않으면 어느쪽이 수리되었는지 조차 결코 알수 없을 것입니다.

너무 기쁩니다.
이렇게 수리한 것은 중고로 처분할 수도 없을 것이고, 누굴 주기 전에는 평생 같이 해야 겠습니다.

하하하.  하스 만세입니다.
아이고 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