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헤드폰 앰프에 대한 단편적 정리들...

by 신정섭 posted May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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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헤드폰 앰프에 대한 단편적 정리들... - 신정섭

다음은 주로 제가 직접 실험이나 기타 얻은 자료로 부터 단편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또한 몇가지 잡설도 섞여 있습니다.

대부분 실험적 사실에서 얻은, 결론 비슷한 것이지만 절대로 무슨 진리나 법칙이 아닙니다.
어느 경우에나 적용할 수 있는 법칙은 최소한 오디오의 경우엔 아주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특정한 경험에 따라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지극히 단편적인 내용임을 주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이러한 글은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취사선택해야 합니다.
유연성 없이 받아들인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습니다.

- 제가 과거에 많이 추천했던 072나 353등의 OP앰프를 헤드폰을 이제는 직접 구동하는 용도로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죄송)
즉 CMOY, Meier, A47 등과 같은 앰프에선 가급적 이런 OP앰프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부하가 크지 않은 곳에선 여전히 좋은 OP앰프입니다.
특히 072의 경우 초초절정 고수인 Rod Elliott씨나 PRR씨 같은 분이 애용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 A47앰프는 9V(+/-4.5V)와 같은 저전압 구동에선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역효과를 내었습니다.
그러나 좀더 높은 전압(테스트 했던 것은 14.5V)에서는 대부분의 OP앰프에서 분명한 출력향상이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A47을 배터리 하나로 구동하는 것은 초비추입니다.

- 한편, 저임피던스 헤드폰이라면 대부분의 경우 CMOY 앰프를 높은 전압에서 작동시킬 필요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예외. 072 및 몇가지)
9V(+/-4.5V)면 충분합니다. 24V 전압을 공급한다고 해도 출력이나 음량이 느낄만큼 증가하지 않습니다.

- 휴대용 앰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앰프회로나 부품의 질이 아니라 배터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배터리별로 근본적으로 음질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고, 배터리마다 심각한 전압의 감소 없이 뽑아 낼 수 있는 최대 전류량이 다릅니다.
또한 사용시간에 따라서도 이 최대량은 계속 감소합니다.
꼭 배터리 수명 문제보다도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가급적 사용 전류량이 적은 앰프가 유리합니다.
하여간, 최소한 망간전지는 절대 비추입니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충전지 입니다.
배터리가 가장 깨끗한 전원인 것은 맞으나 그것은 배터리 내부저항이 부하에 비해 아주 작을 경우에 한합니다.
많은 경우는 오히려 최악의 전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터리의 경우, 무음시는 출력도 최소가 되니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하게 들리지만, 반면 음량을 키우면 배터리 전압이 춤을 추고, 소리가 쉽게 일그러져 나옵니다.
즉, 잡음은 가장 없지만 소리 왜곡은 가장 클 수 있는 것이 배터리 전원입니다.

- TDA1308은 정말 놀라운 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임피던스 헤드폰용으로는 절대강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TPA6120 같은 초강력 괴물도 있습니다.  이 Chip 이 위험한 이유는 볼륨을 올리면 올리는대로 힘을 다 헤드폰에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12V에서 TPA6120 앰프를 만들어 32옴 헤드폰에 물렸는데, 뭔가 실수로 순간적으로 Full Volume 상태나 또는 클릭 잡음 및 접점이상 등으로 최고 출력의 지경에 이르게 되면 헤드폰의 한쪽 채널에 순식간에 2W의 파워가 공급됩니다. 그러니 헤드폰이 어찌 될까요?
그렇다고 겁먹으실 필요는 전혀없고요. TPA6120 데이터시트대로 CMOY 수준의 간단한 회로대로 만들어도 아무 이상없이 탁월한 앰프가 완성됩니다.
한편 작은 TR 몇개로 간단한 Push-pull Discrete Buffer를 만들거나 BUF634P 같은 버퍼IC를 써도 이렇게 헤드폰을 날려버릴 정도의 출력은 나옵니다.
그러므로 높은 전압의 전원에서 동작하고 고출력의 헤드폰 앰프에서 사용할 때는(특히 저임피던스 헤드폰)을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완성후 초기 테스트 시에 주의를 필요로 합니다.

- 단지 파워로 봤을 때 저임피던스 헤드폰용 CMOY 앰프에서의 랭킹
1. 9V에서 동작시키는 TDA1308 (이 칩은 원래 OP앰프는 아니지만 Dual OP앰프와 핀호환)
2. NJM4556
3. LM6172
4. NJM2114
4. AD8620
5. NJM4580
6. NE5532

- 저임피던스 헤드폰용 CMOY 앰프에서의 OP앰프로 비추하고 싶은 것
072, 353, 712, 4558

- Rail to Rail 특성이 우수한 OP앰프 (즉, 출력레벨이 높은 것) - 부하가 작은 경우
1. 단연 TDA1308와 AD823
2. AD8620
3. OP27GP
4. OPA2132, OPA2134

- 제가 테스트 해 본 앰프들 중 가장 파형왜곡이 큰 앰프는 Szekeres (@12V)입니다.
깨끗한 Sine파를 입력해도 출력되는 파형은 0V 기준으로 윗쪽과 아래쪽 모양이 다릅니다. (Tomo version도 마찬가지)

- 가상접지 회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기본적인 특성보다는, 가상접지 출력단에 사용하는 전해콘덴서 2개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상접지로 구성되는 앰프는 근본적으로 취약성이 있습니다. 이것을 PPA 앰프에서는 Ground Channel로 보완하려고 하고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왜 Ground Channel 출력단과 +/- 전원단 간에 대용량의 콘덴서를 왜 쓰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한편, 직접 테스트해보진 않았으나 PPA나 기타 3ch앰프에서 ground channel에서 열이 많이 난다면, 그 Ground와 +/-전원간에 수백~천uF 정도의 전해콘덴서를 달면 싸늘해 질 것 같습니다.

- 개인적인 횡수로, 해외 헤드폰 앰프 커뮤니티에서 가장 최고수는 단연 PRR씨라고 생각합니다. 이분에겐 경외감을 느낍니다.
그 다음 3명 고수들까지의 실력과 경험을 모두 합한 것 보다 더 깊은 내공이 느껴집니다.
최소한 이분은 배우는 단계는 오래전 지나서 이젠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단계라고 생각됩니다.
그 다음 두번째로는 ppl씨가 생각나네요.

- 최근 헤드폰 앰프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검색어는 "Diamond Buffer"인 것 같습니다. Discrete Buffer단이 단연 대세입니다.
저는 실제로 성능 때문이 아니라 역시 "유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과 수년전 국내에선 코다앰프가 최고의 앰프처럼 "각인"되어, 누가 감히 단점이라도 이야기 하거나 다른 앰프 소리가 더 낫다고 하면 금새 험악한 분위기가 되곤 했었지요.
그러다가 갑자기 하루아침에 아무에게도 언급조차 되지 않는 2류 앰프처럼 되었으니 지나고 나서 봐도 정말 어의없지 않습니까? 그 좋다던 음질이 어디로 간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저는 소위 하이파이(또는 하이엔드)의 가장 중요한 3대 요소를 다음으로 생각합니다. 결국엔 대부분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요소군요.
1. 쉽게 지르기 힘든 높은 가격(또는 희소성)  
2. 뽀대  
3. 누군가의 뽐뿌(유행 또는 군중심리 등과도 비슷)

- 제가 가진 책자(하이파이 앰프, 일본 원저)에서의 왜율 감지 실험결과
1. 일본 NHK 기술연구진의 실험: 일반 음악에서 1%의 왜율을 구별하는 사람이 5% 밖에 안되었음.
2. 미국의 Stereo Review 지: 청취자 전원이 6% 까지는 아무도 음성신호의 일그러짐을 감지 하지 못했다고 하고 악기 등의 소리에선 12%까지 아무도 감지 못했다 함.
이에 대한 내용은 한페이지가 넘게 작은 글씨로 빼곡히 기술되어 있으나 참가자 수 등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기관에서의 테스트이니 만큼 실험의 신뢰도가 결코 낮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실험 내용보면 그냥 호기심에 사람 모아 놓고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주파수와 다양한 음원, 홀수차/짝수차, 다양한 왜율 등을 변수로 하여 학문적, 과학적으로 수행되었습니다.

- 거치형 CDP가 소스라면 게인이 1 이상인 앰프는 필요없다?
거치형 CDP의 라인아웃 레벨은 대단히 높습니다. 최대 2 Vrms 정도(제 경우 PC 사운드 카드 출력레벨의 약 3배)이니 peak to peak 값으로 보면 무려 5.7 Vpp나 됩니다.
이 값은 저임피던스 헤드폰에게는 어마어마하게 높은 값으로 대부분의 OP앰프에선 출력조차 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환경에서 헤드폰 앰프의 게인을 크게 잡아서 앰프를 만들면 볼륨 조정감만 나빠지게 됩니다.
(참고로, 마란츠 CD6000의 헤드폰단에선,  OP앰프의 비반전 증폭으로 낼수 있는 최저 증폭률에 가까운 2.25를 Gain으로 두고 있음. 거기다가 출력단에 158옴의 저항을 직렬로 달아서, 실제로 32옴 헤드폰을 물릴 경우엔 결과적인 Gain은 1은 커녕 0.4도 안됨^^)

- Slew Rate에 대하여: +/-17V 라는, 헤드폰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한 출력 레벨에서도 인간의 가청한계인 20 kHz에서 필요한 Slew Rate는 고작 2.1 V/us 라고 합니다. (제가 계산하면 이것보다도 덜 나오는군요)

- 이 취미에 대한 소견
전 이 헤드폰 자작이 정말 훌륭하고 건설적인 취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됴쟁이가 되라는 말씀은 결코 아닙니다.
그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잘못되고 피해야 할 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좀더 훌륭한 음악 감상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고 실제로 그러한 목적으로 시작을 하지만, 결국엔 저급 취미로 전락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소리의 질"에 신경을 덜 쓸수록 "음악"이 더 잘 들림을 평소 체감합니다.
음질 추구대신 이 취미를 배움의 즐거운 방법으로서 삼으시길 권합니다.
제 경우 이 취미가 실생활이나 본업에 시간상으로 방해를 준 부분이 적지 않지만,
다른 경로로는 얻기 힘들었을 지식과 경험, 그리고 성취감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귀중한 경험은 저로서는 전공분야에 버금가는 자신만의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에 공부할 때나 현업에서의 업무에 여기서 얻은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하이엔드의 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뜬구름 잡는 일일 것이며,
결국 자신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생활의 활력소"로서의 가치는 인정함)
취미에도 분명 옥석이 있습니다.
자기에게 좋으면 그만이라는 논리는 소모적인 것과 발전적인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결과입니다.
부디 감각적인 자극을 추구하기 보다는 성취감이나 학습에서 오는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권합니다.
이런 글이 기존에 나름대로 즐기시는 분들에게 변화를 줄 확률은 1/10도 되지 않을 겁니다. 오디오에서의 신념은 마치 신앙과도 같아서 이런 글 써봐야 거의 소용없고 오히려 반발심과 분쟁만 생기기 쉽죠.
그러므로 새로 입문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제 소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천재가 1%의 영감과 99% 노력의 산실이라면,
앰프나 소스기기에서 하이엔드는 1%의 음질과 99%의 정신작용에 의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We don't need the best amp.
We need good enough amp.

- 제가 생각하는, 이런 표현들의 진짜 속뜻...

A와 B는 소리가 거의 같다 --> 솔직히 구별할 자신이 없다.

A는 울리기 매우 힘들다 --> A가 좋다고 해서 사긴 샀는데 정말 만족스럽지 못하다.

A기기는 번인 타임이 길다 --> 처음 들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기기탓을 하지 말라.

A기기는 충분히 전기를 먹은(예열) 후에 들어야 한다 --> 자기 최면 시간이 필요하다.

나중에 생각나는 대로 계속 추가 또는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