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12V용 Kumisa III

by 신정섭 posted Aug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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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12V용 Kumisa III - 신정섭

먼저, 오래 기다리신 분들이 있을텐데,
기대에 미칠 정도의 자작기가 아님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비록 원문대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손을 본 것이므로,
Original 판을 만드시려는 분들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이러한 변형을 가해서 자기 입맛에 맞도록 만드는 작업도 상당히 재미있고 배우는 점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물론 "소리"라는 것을 튜닝해 가는 과정은 솔직히 전혀 아닙니다.
제가 그 "소리"의 차이를 구분할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똑같은 시스템에서 똑같은 음악을 들어도 불과 수십분 전과도 전혀 다르게 들리는데 어떻게 이런 막귀로 튜닝이 가능하겠습니까?

하여간 시작합니다.

다음은 원문기사의 링크입니다.
http://headwize.com/projects/showproj.php?file=jorgen2_prj.htm


본 앰프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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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저자는 평소의 염원을 이 앰프에 담은 듯하며, 그로인해 본 앰프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가 상당한 것 같다.
- A급 구동, Non Feedback 앰프이다.
- DC Servo가 있는데 이것은 신호회로에 직접 작용하지 않고 바이어싱 회로에서 조정된다.
- 원 회로에선 +/-24VDC를 공급한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전압은 DC Servo에 쓰는 OP 앰프엔 공급하기 곤란하므로 +/-15VDC를 따로 OP 앰프에 공급한다.
- 커플링 콘덴서가 없다.
- Output Stage는 그 유명한 Leach 앰프의 출력단과 매우 흡사하며, 이것은 Leach 교수가 여러 종류의 출력단에 대한 시뮬레이션 끝에 가장 좋았던 회로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관련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users.ece.gatech.edu/~mleach/lowtim/

하여간 여러가지면에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데,
부품의 수급성과 제작 난이도 때문인지 100% 완성을 보았다는 사람을 못 본 것 같습니다. (제가 못 보았는지는 몰라도, 이것 만든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본에 비한 변경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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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전압을 원문의 +/-24V에서 +/-12V로 가능하게하였고 좀더 구입하기 쉬운 것으로 대부분의 저항값들을 변경하였습니다.
- 하지만 원문에서의 TR 동작점은 원문에서의 상태와 가급적 같도록 하였습니다.
- 출력석은 TO-220의 2SC2344/2SA1011을 사용하였고, 기타의 모든 TR은 범용의 TO-92형을 이용하였습니다.
- 그러므로 아래의 실체배선도는 이런 TR들(즉, 2N2222와 같은 EBC 배열)과 핀호환이 되도록 그린 것입니다.)
- 현재의 상태로는 출력석당 Idle Current는 30~40mA 정도되는데 실 제작시엔 10mA 정도 더 늘리셔도 방열판 없이 충분할 것입니다. (추천)
- Gain을 낮추었습니다. 원문의 계산방법을 그대로 따가가면서 계산하면 위 앰프 회로의 경우 4.5가량 나오고, 실측한 결과도 비슷함을 확인하였습니다.
- 원저자는 바이어스용 TR인 Q9와 출력석을 열결합하였으나, 본 앰프는 전류량이 적고, 공급전압도 낮으며, 에미터 저항도 훨씬 커서 열폭주의 위험이 매우 적으므로 번거러운 열결합은 생략하였습니다
- 드라이브단의 바이어스 전압을 변경하기 위한 가변저항 대신, 고정된 저항을 사용하였다.


회로도 및 Lay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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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러한 것을 반영한 제가 수정한 회로도와 대충 예상한 상태를 명기하였습니다. (적지 않은 오차가 있을 수 있음.)


위 회로도에서 정 중앙에 있는 1K 짜리 저항 두개가 Gain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원회로에선 1.8K 저항을 써서 Gain을 약 9.8 정도로 두었는데,
저는 이 저항값을 1.0K로 바꾸고 기타 다른 저항값들의 변경으로 인해 게인이 약 4.5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다음은 만능기판용 실체배선도 입니다.



그리고 다음은 에칭용 Layout 입니다.
위의 만능기판용 실체배선도를 거의 그대로 에칭용으로 옮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디다. 이 배선도대로 만들면 5가닥의 점퍼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에칭용 Layout이 필요하실 분이 적을 것 같아서 편의상 Low Resolution 이미지로 소개합니다. (오른쪽 기판은 양전원 변환장치입니다.)



실제 앰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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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114에서 주문한 필코 0.47uF가 다른 회사의 것으로 잘못와서 저 빨간콩 콘덴서가 꽂히게 되었습니다.
이녀석이 훨씬 뚱뚱하여 겨우 비집고 들어갔지만 나름대로 예쁘네요.


이것은 위에 소개한 Layout 보다 하위 Layout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지저분한(접지단) 점퍼선이 2가닥 더 많습니다.


사진상으로 입력이 2개, 출력이 2개 입니다.
일반 입력외에 다른 입력잭에 꽂으면 크로스피더(XinFeed)를 통해서 앰프로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스테레오 잭에 내장된 스위치 기능을 이용합니다.) 자세히 보시면 위의 잭에 코딱지(?) 만한 크로크피더 모듈이 거꾸로 매달려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력도 한놈은 100옴 저항을 통해서 나오도록 만듭니다.






제작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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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92형엔 필립스제의 BC550/560을 썼습니다. 그러므로 2n2222와는 다리가 완전히 반대라서 실체배선도에서와는 다르게 거꾸로 꽂혀 있지요.
DC Servo엔 땡칠이를 썼고요...
10pF 콘덴서는 그냥 세라믹을 썼습니다.

양전원 변환기는 좀더 낮은 높이로 만들기 위해,
평소의 1000uF/16V 4개 대신, 470uF/16V 콘덴서를 6개 사용하여 새로 만들었습니다.

DC Servo는 잘 동작합니다.
DC 출력이 5초 정도 지나니 1~2mV 이내로 들어가는군요.

케이스는 서울금속에서 배터리케이스라고 8천원인가에 구입한 것입니다.
사진상으로는 숨겼으나 최후 작업에서의 방심에 의한 실수로, 전면 명판에 가슴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ㅠ.ㅠ
이건 금속 케이스 가공시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알루미늄은 강하면서도 대단히 약한 재질이랍니다.

한편, 지금은 귀찮아서 참고 듣고 있지만, 만약 개조하거나 다시 만든다면 현재의 Emitter 저항을 10옴에서 8옴정도로 낮추어 아이들 전류을 좀더(약 25%) 높일 계획입니다.


사용부품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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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도 적은 것이지만, 제 생각에 Kumisa III에서 특별한 부품을 사용했다기 보다는 원작가가 평소 선호하는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강력하게 판단됩니다.
그렇게 생각되는 이유로, Kumisa I,II,III에 동일한 TR들을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한편, 잘 모르실 것 같아서, Kumisa I은 다음에 있습니다.

http://hjem.get2net.dk/bencar/kumisa/k1

즉, 제 생각에 Kumisa III에서의 TR은 그냥 일반적인 TR 중에서 좀 우수하다는 것에 불과하지 않나 합니다.
의도적으로 회로에 적합하도록 특정 TR이 선택된 것이 아니고요.

다만 +/-24V에선 드라이브 단에서의 전류량인 11.5mA는 TO-92 형으로는 열문제가 있어서 좀더 크기가 큰 TO-92MOD형 중에서 TR을 선택한 것이고, 바이어스 전압을 걸기위한 BD135 역시 특별한 TR이라기 보다는 방열판에 열결합이 용이한 형태인 TO-126형 중에서 선택한 것이라 보여집니다.

그러므로 만약 공급전압을 낮춘다면 열문제가 상당히 해결되므로 드라이브단이나 바이어스 전압용 TR을 동일한 녀석으로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원문대로 +/-24V용으로 앰프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일례만 들어도, OP앰프용으로 따로 낮은 전압을 공급해야 하니까), Overspec.이라 생각합니다. (보아하니 원작자는 Over-spec. 또는 Ultra-spec.을 좋아하는 Purist 같아요.)

Szekeres나 SDS도 초창기엔 원문의 소자를 꼭 써야 하는 것처럼 해외 포럼에서 누구나 이야기하다가, 나중에 보니까 왠만하면 다 잘 동작하고 오히려 그보다도 더 낫다고 하는 대체 소자들도 많이 소개되었지요. (예: 히다치의 Mosfet이나 IRF610 등...)

거의 대부분의 앰프 기사에서 왜 그 소자를 써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하지만 받아드리는 쪽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 소자를 썼을 것이고, 대체 소자라면 원래보다 다 못할 것으로 어림짐작합니다.

제 일천한 지식으로는 헤드폰 앰프의 회로내에서 특별한 부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말씀드리면 TR에 흐르는 전류량이나 Collector 전압 등이 다 거기서 거기란 말입니다.
또한 아시다시피 주파수 범위에 관한 한 오디오란게 저주파니 어려운 부분이 아닐 것이고요.
그러므로 아주 특별한 부품이어야만 할 이유가 거의 없단 이야기입니다.
(물론 2mA 이상이 흐르는 곳에 Idss가 고작 1mA인 FET를 꽂는 등의 행위는 문제가 있겠지요.)

미시적으로 예를들면,
다이아몬드 버퍼에 뭔가 특별한 TR을 써야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고,
일반적인 Emitter Follower나 CCS에 특별한 TR을 적용할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앰프라도 결국엔 위와 같은 작은 부분들로 이루어집니다.
그렇다고 개나 소나 다 써도 된다는 것은 아니고, 시스템을 이루는 과정에서의 조화가 아주 중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Critical 한 부품이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부품이 Critical 하다면 원문기사에 반드시 언급이 있었을 것입니다.

결론은,
"다른 부품을 써도 된다는 이야기가 없다"로 해석을 해야할지,
"꼭 이 부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없다"로 해석해야 할지 헷갈립니다.

이런 경우 저는 후자로 항상 해석을 하며, 그렇게 생각을 하고 만들면 다 마음에 들더라구요.


소감
====
이 앰프(오리지널) 자체는 제 생각에 트집을 잡을 만한 구석이 거의 없습니다.
부궤환도 없고, 완전한 Class A 에다가, 커플링 콘덴서도 없고, DC-Servo가 신호에 개입하지도 않습니다.
일단 이러한 원천적인 특성 때문에 점수를 따고 들어갑니다.
물론 저는 공급전압도 바꾸고, 부품들도 대부분 대체품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오리지널의 정신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극히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상당수준의 앰프일 것임에도 제작 비용이 놀랄 정도로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제작 노력은 Gilmore와 비견되지만, 순수 앰프 기판의 제작비용은 Gilmore의 절반 수준이하인 7천원 내외입니다. (물론 Gilmore도 1만원이 소요되는 Dual FET를 2SK117GR 같은 것으로 대체하여 만들면 Kumisa III와 동등 수준이 될 것입니다.)

즉, 제가 좋아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어차피 소리를 구분할 능력이 못 되므로 저는 이러한 제 취향에 맞는 앰프일수록 만족도가 큽니다.

이상입니다.
내용이 부실하지만, 필요에 따라 보충하도록 하고, 일단 궁금해 하실까 하여 이렇게 급조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자작기는 역시 Headwize의 원문입니다.
Kumisa III 기사역시 잘 읽어 보시길 강추합니다.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물론 다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다시 읽을 때마다 전에 읽을 때는 몰라서 지나쳤던 것이 눈에 들어옴을 다들 경험하실 것입니다.

Kumisa III 역시 제가 만들게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너무 어렵고 지루하게 보였거든요.
그러나 별 예정도 없다가, 다시 읽어본 원문에서 "눈에 들어온" 내용들로 인해서 용기와 구미가 땡겨서 만든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제가 원문의 회로를 제대로 이해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하스만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