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luciel.tistory.com/2629974 USB Audio DAC in Silvia
작년 봄에 학교 선배에게 노트북과 함께 쓸 수 있게 만든 헤드폰 앰프(SHA)를 선물한 적이 있는데 노트북 내장 사운드의 출력이 너무 세고 자체적인 음질의 한계 때문에 앰프를 쓸 필요를 못 느낀다는 소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선배가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차라리 고음질의 사운드 카드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냐는 것이었습니다. 가능하다면 헤드폰 앰프도 추가해서...
그 말을 들었을 때 처음 생각한 것이 USB DAC이었는데 일단 중요 부품을 구하기가 어렵고 SMD 부품이 들어가며 무엇보다 시중에 그런 제품이 적당한 가격에 나와있다는 것 때문에 만들기도 어렵고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답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호기심이 동했기 때문에 부품만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생각은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만하고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9월 즈음 선배가 필요한 부품을 구해주는 바람에 결국 만들게 되었습니다.
당초의 생각은 휴대하기 편하게 만들자 였는데 적당한 케이스를 찾기 어려워 실비아 케이스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변환기판 만드는 데서 고생 좀 했는데 결국 이것 만드는 과정에서 몇 개의 칩이 희생되었습니다.
디지털 커넥터는 입/출력을 동시에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점퍼로 선택할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결국 한 달정도 걸려서 9월 말쯤 완성해서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테스트하는데 가장 먼저 느낀 게 "출력이 너무 약하다!"였습니다.
USB DAC에 바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면 소리가 째지는 게... 할 말이 없더군요.
아무 앰프나 연결해서 사용해보니까 그제서야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옵니다.
음질은 옵토플레이만큼 선명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깔끔하면서도 날카로운 느낌이 없어서 듣기에는 더 편하고 좋은 것 같았습니다.
약간 기대를 했던 아날로그 입력 기능은 녹음하면서 모니터링이 안 되어 괜히 만들었다 싶을 정도로 불편했습니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만들었는데 뿌듯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괜한 고생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