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에서 이야기했던 그 앰프입니다.
부품배치도 예쁘고 납땜도 잘 됐는데 결국 실패. ㅠㅠ

증폭률을 간과하고 만들었던 게 실패의 원인입니다.
KA2209와 호환되는 NJM2073의 데이터시트를 보니 증폭률이 160, 데시벨로 환산하면 44dB 정도 되는데,
스피커로는 무리 없지만 헤드폰으로는 감당안 될 증폭률입니다.

땜빵을 하려고 입력 전압을 줄이는 걸 고려 했지만,
이미 기판을 딱 맞게 잘라놓은 덕분에 허공에서 납땜을 해야 하는터라 포기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만들면 지저분해지기도 하고요.

결국 NJM2073의 데이터시트를 따라 증폭률을 조정하는 게 방법이겠지만,
이 역시 발진을 막기 위해서 증폭률을 20 정도까지 밖에 줄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입력전압을 1/4~1/2 정도 줄여줘야 합니다.

(오디오테크니카의 AT-HA2가 NJM2073을 쓰고 있는데
아마 이런 방법으로 헤드폰 앰프를 만든 건 아닐까, 하네요.)

하지만 다시 만들진 않을 생각입니다.

입력 전압을 작게 해서 테스트를 잠깐 해봤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좋지 못하더군요.
소리가 좀 뭉치기도 하는 편이고, CMOY에 LF353이나 TL072를 사용한 것보다 딱히 더 좋은 소리를 내주는 것도 아닌듯 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노이즈가 지나치게 많은 것입니다.
화이트노이즈도 그렇지만 라디오 주파수 간섭에도 취약한듯 보입니다.
테스트 도중 라디오 방송이 흘러 나오더군요. (...)

아마도 3μV 가량의 Input Noise Voltage가 160배 그대로 증폭되기 때문인 것 같은데, 증폭률을 낮추면 조금은 개선될 것 같긴 합니다.
다만 그렇게 개선한다 한들 스피커에 물렸을 때나 문제가 없을 정도이지, 헤드폰에서는 충분히 거슬릴 만한 정도일 것 같습니다.

(사실 Input Noise Voltage는 TDA2030A나 LM3875도 3μV 가량입니다.
다만 KA2209는 전압을 크게 증폭시켜 출력을 얻는 경우고, TDA2030A나 LM3875는 전류를 크게 증폭시켜 출력을 얻는 경우라 전혀 노이즈 특성이 달라지는 듯 합니다.
만들기 전, 단지 KA2209가 TDA2030A와 같은 정도의 Input Noise Voltage를 갖기에 노이즈가 별로 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완전히 오산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증폭률을 조정해서 다시 만들기보단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 싶더군요.

결국 부품 다 빼내고 폐기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배운 거라면 절대로 소출력 파워 앰프 IC를 이용해서 헤드폰 앰프 만들 생각은 하지 말아야 겠다는 점이네요. (...) 대개 이런 IC들은 헤드폰 앰프용으로 부적합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