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어(G2) + 구보다 전원장치(FK-PS)

스위칭 어댑터와 레귤레이터를 사용한 길모어(G2) 앰프를 사용하다가 좀 제대로 된 전원부를 써보고 싶은 맘이 생겨서 구보다 전원부를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장 처음에 만들었다가 험 문제 때문에 보관해 두었던 길모어앰프 기판에다가 구보다 전원부를 짝을 맞춰주었습니다.

케이스는 현전사의 만능케이스를 사용했습니다. 전에 김건우님이 전원장치에 쓴 걸 보고 가격과 크기가 적당하다 싶어서 구입했습니다. 마감이 좀 거친 게 거슬렸지만 가격을 생각하니 다 용서가 되더군요.^^;;

트랜스는 케이스의 크기 때문에 고장난 어댑터에서 추출한 작은 것으로 사용했는데 구보다 정전압 회로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량(12V 7VA 2개)이 부족해서 그런지 부하시엔 꽤 전압 강하가 있습니다. 헉헉 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볼륨은 저번에 엄수호님이 공구해주셨던 알프스 블루벨벳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볼륨의 샤프트가 톱니형이 아니라 놉에 맞지 않아 그냥 알프스 깡통 볼륨을 썼습니다. 그럭저럭 좌우 밸런스는 잘 맞는 편입니다.

입/출력 단자는 좀 좋은 것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부품이 부족해서 그냥 가지고 있던 것을 썼습니다. 금도금이 되어 있긴 한데 도금이 두텁게 되어있지 않아서 그런지 색이 좀 희미하게 보이는 게 불만입니다.

헤드폰 단자는 뉴트릭 콤보잭을 썼습니다. 장착이 어렵지만 상당히 마음에 드는 잭입니다. 케이스에 콤보잭용 구멍을 뚫는데 딱 1mm가 모자라서 안들어갔습니다. 어쩔 수 없이 줄을 열심히 돌리고 돌려서 갈아낸 뒤에 장착할 수 있었습니다.^^:;

온/오프, 입력선택, 출력선택 스위치는 모두 전면에 배치시켰습니다. 선을 길게 앞으로 빼도 노이즈 같은 건 안 생기더군요. 그냥 편하게 제일이란 마음에 이렇게 했습니다.


예전에 AC접지 험 때문에 고생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라운드 루프 브레이커를 사용해서 만약의 문제의 대비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35스테레오 잭을 절연시키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발열은 거의 없더군요. G2기판 자체가 워낙 레이아웃이 잘 잡혀있어서 TR의 발열도 문제가 안 되고, 구보다 전원부의 모스펫의 발열도 아주 적은 편입니다. 또 케이스에 방열용 구멍이 있다보니 장시간 사용해도 미지근하다는 느낌 뿐입니다.


만들고 나서 들어보니까 결론이 아주 간단하게 내려지더군요. 역시 전원부가 중요하긴 하다 입니다.ㅎㅎ

소리가 어떻고를 떠나서 전원부로 인한 잡음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 확연하게 다르더군요. 풀볼륨에서의 화이트 노이즈밖에 안 느껴지는 게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한 G2도 좋은 SMPS를 물렸을 땐 노이즈 문제 없이 잘 써왔는데, 구보다 전원부를 장착한 G2는 그 이상이라 생각합니다.

소리는 청아함 그 자체입니다. 예전의 첫 길모어(G2)를 만들었을 때 느꼈던 감동이 다시 한 번 느껴집니다.^^
그런데 너무 청아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대비가 좀 높은 이미지 같다고 할까요?
상당히 마음에 드는 소리지만 PPA에서 들렸던 소리가 좀 희미해진 느낌이 듭니다.

일단 이것으로 길모어(G2)는 끝이다 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트랜스 때문에 16볼트 양전원으로 구동을 못시켜본 게 좀 걸립니다. 트랜스는 좀 더 생각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