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서 현장에서 직접 뛰는 일은 못하겠고 하여 책상에 앉아서 회로도 장난이나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릴 것은 FirstWatt 사에서 나오는 F1 모델의 헤드폰 버전입니다. 최근에 공개된 service manual 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기존의 Pass의 앰프가 그렇듯이 간단하고 신선합니다.
F1은 일반적인 전압 구동이 아닌 전류 구동을 합니다. 스피커의 움직임은 보이스 코일에 흐르는 전류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어쩌면 보다 직접적으로 스피커의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할수도 있겠죠. 그러나 2way 등에 들어가는 스피커 네트워크는 전압 구동을 가정하고 설계하였기 때문에 전류 구동에서는 원하던 특성이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스피커에는 맞지 않고 풀레인지에만 물릴 수 있는 앰프가 되었죠. 헤드폰도 풀레인지죠? ^^ 보다 자세한 설명은 www.firstwatt.com 의 자료를 참조하시면 되겠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원 회로(F1 의 서비스 매뉴얼에 첨부되어 있습니다.) 에서 바뀐 부분은 바이어스 커런트와 사용 소자 정도가 되겠네요. 원 회로는 총 4A 를 흘리는데, 전 대략 300mA 로 줄였습니다. 이 전류를 결정하는 부분은 제가 올린 회로의 R11, R12 입니다. IRF9610 과 PNP TR을 이용한 정전류 회로인데, 한쪽에 흐르는 전류는 0.65(PNP TR 의 Vbe)/R11 의 식에 의해 결정됩니다. 저는 5옴을 선택했고 바이어스 전류는 130mA*2 가 되었죠. 중앙의 저항과 캐패시터(R7,8,9,22,23,10,C4)는 common mode feedback(CMFB) 회로인데, 위에서 공급되는 전류에 맞춰 동작점을 벗어나지 않도록 아래쪽의 FET에 걸리는 전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하죠. R23 을 조절하여 M3 의 DRAIN 이 3V 정도 되도록 맞춰주면 됩니다. 이 때의 출력 DC 전압은 +OUT과 -OUT 모두 11~13V 근방이 되죠. 출력임피던스는 대략 120옴으로 맞췄습니다.(정섭님 감사^^) 원래는 수K옴 정도로 가야 전류 구동의 의미를 살릴 수 있겠지만, 일단은 그냥 평범하고 모범적인 값으로 선택했죠. 이 값은 CMFB 중점값을 얻기 위한 저항 R7+R8에 의해 결정됩니다. 나머지는 기본적인 디퍼런셜 페어라 더이상 설명할 게 없네요. ^^;
실제로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부분은 역시 페어 매칭입니다. R11,R12,R1,R2 저항은 1% 의 오차율로는 조금 부족합니다. 테스터 등을 이용하여 되도록 0.1% 수준에서 맞춰주는 것이 좋고, 물론 M1,M2의 매칭, 열결합도 아주아주 중요하죠. 공통 전류원으로 사용하는 M3, 강한 피드백에 의해 컨트롤되는 M4,M5 는 맞춰줄 필요가 없습니다. 페어매칭이 부담스러우면 R1, 이나 R2 에 가변저항을 넣어 4~6 옴 사이로 컨트롤 할수 있도록 하여 옵셋을 맞춰주면 됩니다. 그도 귀찮으면 DC 서보를 넣으면 되겠고요.
이제 대충 회로도가 완성되었구나 싶었는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헤드폰에서는 이러한 디퍼런셜 출력이 허용되지 않더군요. L,R 채널의 - 측을 공유해야만 하니까요. 헤드폰 선을 끊고 새로운 단자를 연결해주지 않는 한, 저번의 X-ZEN도 그렇고 쓸데없는 회로에 불과하게 되는거네요. 이 게시판에는 다들 힘들게 직접 만든 작품 올려주시는데, 이런 성의없는 페이퍼워크가 올라와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
K1000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알렉스성계 저 너머에 있는 헤드폰..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