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 알레프?

by 전일도 posted Jun 04,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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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이냐면.. 07년 공구버전 알레프(Aleph)입니다. 쏘가리 시절 전원부만 완성하고 봉인했던 비운의 그녀석을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당시 케이스 전면패널 도안도 제 제안으로 채택되기도 했고 암튼 의욕적으로 참가했었으나.. 5년만에야 다시 전기를 먹여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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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공구 트랜스입니다.제가 지금까지 만든 헤드폰앰프 중에서 가장 큰 심장을 가진 녀석이 아닌가 합니다. 100VA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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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활량도 엄청나죠. 3200uF x 18개 = 57600uF라는 엄청난 평활캡을 달고 있습니다. (수정: 평활은 14개입니다. 암튼 도진깨진..)


5년전 전원부에 아무 것도 안하기가 뭐해서 남는 오리캡 1uF씩 달아줬습니다. 방열판 핀홀에 납땜하고 기판 뒷면에 두꺼운 동단선재로 점퍼 날려줬습니다. 전압은 매뉴얼대로 +-15Vdc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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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프 제작의 핵심은 MOSFET소자의 페어매칭이 아닌가 합니다.


굴러다니는 페놀기판에 허접한 매칭용 지그 만들어서 페어매칭했습니다. 브라질이다보니 자재(?)가 없더군요. 뜨게질 안한지 하도 오래 되어서 단선재도 없고 해서 하데스 만들면서 나온 리드선 모아서 삽질했어요. ;;;; 앰프 전원부에서 15Vdc 빼기 귀찮아서 그냥 12Vdc 정전압 아답터로 매칭했습니다.


IRF9610은 역시 다른 분들 자작기처럼 생산 LOT 번호가 이어져 있는 녀석들이 짝이 되더군요. 반면 IRFP244는 꼭 그렇지는 않더군요.


권재구님께서 오래전 페어매칭 관련글을 올려주셔서 좋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링크된 해외 원문글도 읽었는데 0.1mV까지 매칭했더군요. ;;;; 제 새로산 테스터기가  0.001V=1mV 단위까지만 측정이 되어서 그냥 그렇게 했습니다. 넬슨패스옹께서는 10mV면 된다고 하기도 했고 말이죠. 파워앰프용도 10mV까지 맞춰도 무방하다면, 헤드폰앰프는 그보다는 여유가 있을테니 괜찮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12Vdc, 800옴으로 매칭해서 M1L=3.766V, M2R=3.767V로 했구요, M3L=3.745V를 썼습니다. M1R=3.757V, M2R=3.754V로 했고 M3R=3.740V를 썼습니다.


전압이 다른데 별 차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강행..


만들면서 거의 모든 분들의 자작기를 읽었는데, 페어매칭이 별 소용없다는 얘기도 있고 열결합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제 판단으론 페어매칭 후 열결합만 확실히 한다면 출력 DC가 최소화될 거라고 보고 위 조합으로 한번에 납땜했습니다.


열결합 방법은 박찬영님 자작기의 '다리 꼬기 신공'을 참고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레프는 박찬영님 자작기가 매뉴얼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거기에 M2R/L쪽에 너트 겸 방열핀으로 서포트를 썼습니다. FET 사이에는 공구때 여분으로 온 절연용 운모판에 써멀구리스를 사용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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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FP244는 0.1V 단위까지만 맞추면 된다고 하셨는데, 하다보니 꽤 근접하더라구요. 12Vdc에 22옴/5W 시멘트권선저항으로 매칭했습니다. 권선저항이 저거밖에 없어서.. ㅠㅠ 원래는 더 흘렸어야했겠지만 말이죠. 암튼 5와트 짜리라 방열판 붙이고 했습니다. 좌채널은 (4.123V, 4.125V), 우채널은 (4.132V, 4.131V) 조합이 나오더군요.


공구때 IRF9610은 10개, IRFP244는 8개가 왔었는데 운빨이 좋은건지..


방열은 역시 운모판에 써멀구리스 썼구요, 박찬영님 따라서 플라스틱 부싱으로 IRFP244의 플라스틱케이스 손상을 방지했습니다. 패스옹은 와샤를 쓰길래 따라하고 싶었지만, 집에 와샤는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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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서 DC는 양 채널 모두 한큐에 -3~-4mV 사이가 나왔습니다. 삽질이 보람이 있었네요. ㅋㅋ


IRFP244 바이어싱은.. 지금 채널당 300mA 돌리고 있습니다. 발열이 상당하네요. 정 안되겠으면 200~250mA로 낮춰보려 합니다. 바이어싱 건드리면 DC offset도 변할텐데.. 왠지 건드리기 싫어집니다.. (알레프 오너님들은 몇 mA 흘리시나요?)


케이스 옆판과 하판 사이에 서멀구리스로 방열을 강화했지만 발열이 상당합니다. 역시 박찬영님 자작기 참고해서 코르크를 이용해서 트랜스를 3점 공중부양했습니다. 코르크는 널린게 와인 코르크마개니 구하기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빡세게 굴리려면 트랜스 공중부양은 꼭 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폰에 걸어 잠깐 듣기로는 K501보다는 DT880과 더 잘어울리네요. 넘치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여유 있는 구동이 돋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선명한 소리보다 다소 편한 소리를 좋아하는데, MOSFET의 특성이 드러나는듯 해서 듣기 편하고 참 좋습니다. 새 하이브리드 완성되는 날까지 주력기가 될 듯 합니다.


수년 전에 만드신 분들께서 이미 좋은 팁을 다 주셔서 더 손댈 부분이 없네요. 다만 부궤환용 전해만 ELNA SILMIC II로 바꾸려고 합니다. 6월에 한국서 친구 놀러오는데 들고오라고 하려 합니다. 콘덴서는 이 녀석들 자리만 소켓으로 만들었어요. 케이스 방열이라 다시 납땜하기는 죽기보다 싫어서 말이죠. ㅎㅎ


암튼 5년만에 밀린 숙제하니 속이 다 시원하군요. 당시 공구주관해주셨던 지승배, 김상록님 등 운영진 여러분께 뒤늦게 감사 말씀 올립니다.


그럼 모두들 즐음즐자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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