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눈독만 들여왔던 신정섭님의 MHHA를 결국 만들었습니다.
우선 신정섭님과 MHHA 자작기를 올려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 가장 간단해서 마음에 드는데다
이미 가지고 있는 부품들을 최대한 이용해서 쉽게 구성하고자 Simple MHHA를 선택했네요.
(1) 부품 마련
12AU7 진공관은 중고로 6개를 싸게 구입했는데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나온 오래된 것들이라고 하네요.
12AU7WA, 6189라고 써있는 것들이 있고 5814라고 써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진공관 소켓은 아세아상가에서 9핀용으로 하나 구입했습니다.
전원공급용으로 24V 어댑터를 가진 것이 없어서 순흥전기 트랜스형 어댑터 24V, 1A를 구입했습니다.
IRF610, LM317, 2907을 비롯해서 나머지 부품들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했습니다.
예전에 하스공제를 통해서 구입했던 IR사 IRF610을 이제야 활용했네요.
LM317과 2907은 KEC에서 나온 것들이군요.
가지고 있는 부품들을 고르다가 2N3904가 눈에 띄어 골라놨는데 데이터쉬트를 보니 NPN형이군요.
신정섭님 글들을 찾아보니 PNP형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2N3904로 만들었다가 안되더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어서 무리하지 않기로하고 2907로 하기로 했습니다.
출력커플링(1000uF)과 전원 온오프시 굉음 제거용(470uF) 전해콘덴서들은
삼화콘덴서 SD급 일반용 제품들입니다.
저항은 애용하는 1/4w, 1%급 저항들이고 2.2KVR을 가진게 없어서 2K 다회전용 VR을 사용했습니다.
볼륨은 예전에 용산에서 구입한 걸로 기억되는 20KA형인데 품질은 모르겠습니다.
회전시켜가며 저항을 재보니 그리 정밀한 것 같지는 않네요.
방열판, 전원잭, 퓨즈홀더와 퓨즈, 스위치는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 골라서 사용했습니다.
퓨즈는 250V, 1A용이 있길래 사용했네요.
다른 분들 MHHA에서는 퓨즈가 사용된 걸 못봤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선은 제가 애용하는 UEW선이고 굵기는 0.45mm로 통일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사용했던 0.3mm로 하고 전원부분과 접지선들만 좀 굵은 0.45mm로 하려다가
그냥 0.45mm 굵기로 통일했네요.
볼륨에서 기판까지는 쉴드선을 사용했는데 길이가 짧아서 별 효과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판은 만능기판을 사용했습니다.
모두 일반적이고 저렴한 부품들이네요.
(2) 만들기
어댑터는 무부하시 30.2V 정도 나오네요.
LM7824와 0.1uF 세라믹 콘덴서 2개로 정전압으로 만들어주니 무부하시 23.8V,
앰프를 연결하여 가동시키면 23.5V 정도가 나오는군요.
이 정도면 정상이고 이 앰프 가동에 무리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공간제약 때문에 LM7824에 작은 방열판을 달아 주었는데 열이 많이 나는군요.
나중에 정전압용 기판을 따로 만들고 방열판도 큰 것으로 바꿔줘야겠습니다.
가장 골치 아픈 케이스부터 구상해놓고 시작해야했는데
예전에 만들어서 잘 사용하고 있는 거치형 토모 제커스 케이스가 보기 좋아서
같은 크기로 하기로 했습니다. 3.5인치 플로피디스켓 10개들이 플라스틱 케이스인데
그 정도 크기면 Simple MHHA를 만능기판에 만들 때 여유 공간이 있어서 작업하기도 편하겠더군요.
혹시 못구하면 아크릴판 잘라서 만들기로 하고 케이스가 정해졌으니 기판에 만드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신정섭님 회로도와 에칭 기판용 배선도를 참고해서 만능기판에 부품들을 배치해보고
배선도를 그렸습니다. 배선도 그린 것을 디카로 찍어서 좌우 반전시킨 후 프린터로 출력하고
납땜시 활용했습니다.
만능기판을 잘라 줄로 다듬고 전원잭, 퓨즈홀더, 진공관소켓의 핀들과, 진공관 아래 조명용 LED,
기판 가장자리 볼트들을 위해 만능기판 구멍을 넓혀주었습니다. 볼트들은 케이스 고정용입니다.
부품들을 모두 끼워준 후 납땜을 했습니다.
빨리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서 마음이 급했는지 납땜이 그리 말끔하게 되지는 않았네요.
Simple MHHA이지만 작업량은 만만치 않더군요.
점퍼선들이 생기는데 입,출력 선들만 기판 위로 배치해서 간섭을 줄여보고자 했습니다.
LED들은 교체가 쉽도록 해주었는데 특히 진공관 아래 LED를 기판 위에서 꽂게 만들면 나중에
교체할 일이 난감해지겠더군요. 기판에 구멍을 좀 크게 뚫어서 납땜 몇번만 하면 납땜면 쪽에서
그나마 쉽게 교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납땜이 끝난 후에 급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가라 앉히고 배선이 정확히 되었는지 확인, 또 확인.
테스터로 통전시험 두차례를 거쳤습니다. 이 과정을 대충했다가 낭패본 일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급해도 건너뛸 수 없는 과정입니다.
(3) 시험가동
언제나처럼 기대반 걱정반으로 전원스위치를 올려주고
LED 두개에 불 들어왔는지 확인, 전압 체크, 출력측 옵셋 전압 체크 등을 거쳤습니다.
출력측 옵셋 전압은 양채널 모두 거의 0mv가 나오는군요.
진공관 히터 전압은 6.4v 정도입니다.
반고정저항을 돌려가며 220옴 저항과 2907의 콜렉터간 전압을 양채널 모두 16.1v 정도로 맞춰주고
헤드폰으로 소리를 들어보니...
감동입니다. 말끔한 소리가 흘러나오네요.
그런데 부드럽고 편안하고 따뜻한 진공관의 소리를 예상했는데 토모 제커스보다도 더 박력있고
현대적인 소리가 납니다. 이번에 구한 6개 진공관들을 번갈아 끼워가며 들어봐도 다들 비슷한
소리를 내주네요. 게인을 좀 줄여주고 싶을 정도로 힘찬 소리를 내줍니다.
IRF610에서는 열이 꽤 많이 나는군요. 방열판을 만져보니 뜨거워서 1초 이상 만지고 있기 어렵습니다..
배치상 LM317에는 조금 작은 방열판을 달아주었는데 다행이도 IRF610 쪽보다 열이 덜 나네요.
몇 번 껐다 켰다하면서 들어보니 온오프시 잡음이 있네요.
켤 때는 뚜~웅 소리가 나고나서 10초 이상 웅~ 소리가 나다가 조용해집니다.
진공관이 예열되는 동안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 하네요.
조용해진 후에도 웅~ 소리가 아주 작게 들리긴 합니다만 거의 인식하기 어려운 정도네요.
조용해지고 나서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끌 때는 띡~ 소리가 박력 있게 나네요.
며칠간 시험해봤는데 온오프시 잡음 문제 말고는 너무나 만족스럽습니다.
토모 제커스는 당분간 쉬게하고 Simple MHHA의 매력에 푹 빠져봐야겠습니다.
일반적이고 저렴한 부품들로 이 정도의 소리가 난다는 게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다음에 청계천에 갈 일이 생기면 파란색 고휘도 LED도 구해보고
진공관도 새것으로 하나 구해봐야겠습니다.
(4) 케이스 만들기
앰프가 잘 작동하니 케이스는 좀 느긋하게 만들 생각입니다.
3.5인치 플로피디스켓 10개들이 케이스도 좀 구해볼 생각이네요.
그런데 언제 또 마음이 바뀌어 아크릴판으로 급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Simple MHHA. 볼 수록 들을 수록 마음에 듭니다.
이제 좀 자제하려고 노력해보지만 헤드폰 앰프 자작이 너무 재밌어서 큰 일입니다.
하스만세~
저보다 더 깔끔하게 잘하셧내요
전 커플링콘댄서 크기 때문에 정섭님 배선도를 변형시켯는대 개인적인 생각으론 극악입니다....
저의 mhha는 살짝 부드러운 소리가 납니다....(커플링콘댄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지금보다 더 박력 있게 듣고 싶으시면 1k옴 대신 120옴을 사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