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K2III - Cavelli Kan Kumisa III

by 이영도 posted Feb 0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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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1. 레퍼런스로 사용할 헤드폰앰프를 하나 만드는 것
2. 튼실한 24V 전원부를 만드는 것.
이 두가지 정도의 필요성을 느껴왔습니다.

그중 1번에 해당하는 것으로 몇가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요,
쿠미사 앰프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쿠미사 앰프를 창안한 사람은 무슨 뜻으로 이름을 그렇게 붙였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본풍 냄새가 나면서 게이샤 라는 단어를 살풋 연상시키는 것이
뭔가 맛있고 쫀득쫀득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이따이 스러우면서도 야메떼 스러울 것 같은 그런 기모찌가 살푼 느껴지는 것이...
아뭏던 저는 Kumisa 라는 이름이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만들고 싶었습니다.
만능기판도 잘라놨는데 그때 이 물건이 눈에 들어온 것이죠.

저는 지름신과는 결코 친하지 않은 편인데요,
이번에는... 정신들고 나니까 이미 주문해버린 후였더라는 그런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절두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쩌자고 네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이냐~
아뭏던 간에 이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일단 기판을 보시죠.





이렇게 생겼습니다.
보기에는 그럴듯 하게 보이지만요, 자잘한게 많기도 하고, 부품배치와 사이즈가 애매한 기판이었습니다.

이 물건을 만들면서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제가 만든 앰프들은 모두 누드로 발가벗고 지내도록 한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이 앰프에게는 옷을 입혀주기로 했습니다.





익히 아시는 하몬드 케이스죠.
원하는 케이스를 구할수 없어서 차선으로 선택한 것이지만, 대략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크기는 12 x 22 x 5 cm 입니다.


다음은 이걸 만들기 위해 사놓은 부품들.





음... 자세히는 묻지 말아주세요. 조금 무리했습니다.
그저 면식수행만을 남겨둔 상태라고나 할까요. 면은 있나 몰라...


주문한 부품중에 PCM2704 도 있었고,
구석에서 Cosdac 기판이 울고 있길레...





일단 만나게 해주었습니다.
뭐가 좋은지... 녀석들이 찰싹 붙어서 떨어질 줄을 모르는군요.


이제는 CK2III 쿠미사 이넘을 만져볼 차례겠지요?





일단 키작은 녀석들 먼저 붙여주고요,





트랜지스터들을 살짜기 꽂아줬습니다.
그중에는 다리배치가 틀려서 비틀어 꽂은 것도 있습니다.
원레 부품대로면 딱 맞아야 하지만, 원레 부품을 안쓰고 다른 걸로 대체한 것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부품을 모두 실장하고나니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케이스에 대략 쑤셔넣은 모습...

선정리?
그런거 모릅니다. 일단 쑤시고 본다는...

그리고... 언제나처럼 반겨주는 바로 그 녀석.... 토코스 미니볼륨.
제가 괜히 헝그리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요만한 물량 투입을 하면서도 볼륨 하나를 새로 안사고...  
그외에도 군데군데 헝그리스러운 모습들이... 헝그리 어디 가겠습니까. -_-;;;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만든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단 민증 샷~





저 센스없이 뚫어놓은 구멍하며, 쭈구리한 볼륨 놉... 꼬라지 하고는...

그 다음은 뒷면...





역시 대략 뚫고 대략 박아놓은...


***

제가 제작하면서 조금 다르게 한점은요,
- 게인을 5로 맞추었습니다. 원레 부품을 그대로 쓰면 9가 되는데 너무 큽니다.
- Idle current를 45mA로 맟출 예정입니다. 권장은 30mA 입니다.
- Alternative DC servo configuration을 사용했습니다. 무극성전해를 쓰느니 필름을 쓰는게 낫지요.
- 사진 올린후에 0.47uF필름 컨덴서를 폴리프로필렌으로 교체했습니다.

소리에 대한 평은...
필드테스트 자주 하는 분들은 희안한 표현을 다 동원해서 마치 시를 쓰듯이 문구를 만들어내던데
저는 그런 재주는 없고요.
전반적으로 음이 꽤 멋스러워서 일단은 제 입맛에는 맞는 소리성향이네요,  
요부분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언급해보도록 하고 지금은 넘어가겠습니다. ^^
원하던대로 레퍼런스로 쓸수 있겠습니다.

장점은... 소리고요.

단점은... 앰프 자체보다는 이걸 만들면서 느끼게 되던 것들입니다만...

기판에 공간제약이 많고, 부품수급이 어려운 편입니다.
제작에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Headwize 잉간들의 4가지도 만만찮고, 특히나 기판 파는 넘은...
내 저자슥 그런 줄 짐작은 했지만... 그러니 제가 대체품을 쓴 겁니다.
만들어서 듣고 있으면서도 그 생각만 하면 입맛이 더럽습니다.

앰프자체의 단점이랄까... 음... 단점이라기 보다는...
Idle current 를 셋팅하는게 말도 못하게 짜증납니다.
이게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딱 맞췄다 싶어도 10분후에 다시 재어보면...
며칠을 헤메다가 성격버릴것 같아서 대충 하고 케이스 닫아버렸는데요,
생각보다 케이스가 후끈후끈한 것이 좀 많이 올려놓은듯한 기분이 듭니다.
후다닥 열어보니 아이들 커런트가 거의 60mA에 육박합니다 그려. 목표는 45mA였는데 말이죠.
내일도 뚜껑열고 idle current 를 다시 셋팅하게 될것 같습니다만,
솔찍히 말씀드리자면 자신이 없습니다.

장점도 단점도 아니고 그냥 느낀 점은...
케이스에 넣고나니 따땃한 것이 관절염에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발바닥 추울때 대고 있으면 딱 좋을것 같고...
어머니 방에 보일러 대신 놓아드려도 좋을듯.. ^^

아뭏던 만들었기에 보고하는 차원에서 사진 몇장을 올렸는데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