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 자작품(member) - 헤드폰 앰프 관련 자작 게시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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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일 전만 해도 헤드폰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신입회원입니다. 그전까진 미니인티에 북쉘프로 만족하며 듣고 있었죠. 하스를 알게된건 인티에 물리려는 usb dac 자작을 위해서였습니다. 놋북에 하나 물리려고 했는데 옵토는 영 취향이 아니더라구요.. 거치형 cdp에서 좋은 인상을 받은 버브라운 dac로 하나 자작해볼까 하는 마음에 검색하다 이곳을 알게 되었죠.

그러다 밤에도 크게 음악을 듣고 싶다는 생각에 헤드폰을 알아봤습니다. 별 고민없이 music one을 질렀는데,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니 grado ra-1이라는 녀석이 있더군요. 아래 리플에 부품값은 만원도 안한다느니 회로도 무지 간단하다느니하는 리플이 있더라구요. 호기심에 '나도 한번 만들어봐'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HAS의 문들 두드렸더라는.. ^^;;

헤드폰이 도착한게 지난주 토요일이고 도착당일 앰프 자작을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하스 서핑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와.. 정말 대단한 곳이더군요. ^^ 정말 맘에 드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을 넘기면서 토모 제커스를 먼저 만들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우선 회로가 간단한 편이라 첫 자작에 무리가 없을거라 생각했고, opamp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냥 특이해보여서.. a급.. 초단순.. ^^;;) 게다가 처음부터 거치형을 염두에 두었었고.. 주절주절.. 결정적인건 제가 헤드폰에 익숙치 않아서인지 음이 다소 자극적이라고 생각했었던 터라 '따스하고 편안한' 성향이라는 평에 끌리게 되었죠.

수요일에 부품이 도착해 회로도를 그리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거치형이라도 작은걸 '매우' 선호하는 취향이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능한한 가장 작은 기판을 골랐구요. 그런데 만능기판은 처음이라 막상 시작하려니 당황스럽더군요. 조금 고민하다 결국 바느질 노가다를 시작했습니다.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거치며 무려 5시간만에 완성을 했습니다. 덕분에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가벼운 목디스크가 재발했다는.. ^^;;

그런데 소리가 안나더군요. 무척 실망했었습니다. 피곤한 상태에서 짜증만 나고.. 그냥 자려다 오기가 발동해서 남아도는 어댑터와 저항, led로 간이 테스터를 만들어 기판을 이잡듯 뒤졌는데 잘못된 부분은 없었습니다. 테스트에 사용한 미니잭이 불량이어서 나름대로 조치를 취했는데도 조용.. 2시간쯤 삽질끝에 원인을 알아냈는데 스테레오잭에 연결된 전선 하나가 단선되었더군요. ㅡㅗㅜ

간신히 소리는 나오게 했는데 이번엔 mosfet에 열도 안나고 소리도 힘이 없더라구요.. 한 30분 삽질.. 원인은 그라운드 연결을 깜빡.. ^^;; 담부턴 뒷면 회로도도 미러이미지로 하나 출력해놔야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이었죠.. (만능기판에 그려서 작업하다보니 많이 헷갈리더군요.. 잘 보이지도 않고..)

어쨌든 그때부터 감동이 시작됐습니다. 우선 소리가 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더군요. 그것도 제대로된 소리가.. 무모하게 시작은 했지만 솔직히 스스로를 전혀 신뢰하지 못하던 상태였기 때문에 소리만 나도 감사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거든요.. ^^ 자주 듣던 곡들을 다시 들으며 그전과 차이점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단숨에 몇시간을 보내버렸다는.. ^^

첫버전부터 부품교체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던터라 금요일에 청계천 탐방에 나섰습니다. 서울금속에서 케이스에 쓸 프레임 사고 원자무선에서 유니콘사고(삼화콘덴서도..) 용전사에서 비마콘덴서, 한국fm에서 알프스 블루벨벳, 성남전자에서 이런저런 잭들 사고, 근우전자에서 나중에 쓰게될 것 같은 jrc4556 미리 좀 사놓고.. ^^ 기타 이런저런 잡스러운 것들도 샀습니다. 테스터도 제일 싼걸로 하나 사고.. 역시 청계천은 재밋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만화 '겟백커스'의 마성같다는 느낌이.. ^^;; 전에 다른 자작때도 같은 생각이었는데. 문드로프 오디오파일러 콘덴서는 내방역에 있는 사운드포럼에서 샀습니다. 돈은 좀 깨졌지만 취미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지출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소위 말하는 '오디오질'에 비하면.. ^^;;

그리고 토요일 저녁부터 작업에 들어가 '나름대로 물량버전'을 완성했습니다. 케이스 하나 만들어서 안에 기판만 갈아끼우면 싸고 편하겠다는 생각에 볼륨이나 각종 잭 스위치 등은 몰렉스로 처리했구요 전원도 몰렉스로 하려다 그냥 허전한 마음에 터미널로 처리했습니다. 접속부 저항이 우려되기 했지만 모듈화(?)하는 이점이 더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만능기판을 아크릴칼로 잘라 미니기판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작아서 큰거 자르는 것보다 더 힘들더군요.

처음 만들었을 때는 메탈필름과 세라믹, 출력단엔 삼화전해였는데 사실 음질은 그때도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벌써 이틀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난감하지만 고음쪽의 피곤함이 덜어지고 저음은 부드럽다고 할까.. 제가 좋아하는 장르는 빈도순으로 애시드 누재즈 등, 국악(가야금과 해금 위주), 락과 r&B인데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애시드 재즈를 들을때 의도적인 잡음이 피곤하게 들리는걸 매우 싫어하는 편인데, 토모 제커스로 들을땐 습관처럼 스킵하던 곡들도 아무 생각없이 끝까지 듣게 되더군요. 많이 놀랐습니다.

해상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이 있던데 첫 앰프라 opamp 기반의 다른 앰프와 비교불가지만 제 기준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구요. 사실 헤드폰 자체가 스피커보단 디테일하다는 느낌이라.. music one이 울리기 쉬운 헤드폰이라고 알고 있는데 토모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음량에도 불만이 없었구요. 1시 정도에 놓고 쓰고 있는데, 거치형소스인 점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3시가 넘어가면 제 기준으론 귀아픈 음량이 되어버리는데 사실 헤드폰을 쓰면서 청력손상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던 터라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지더군요. 물론 나중에 고임피던스 헤드폰을 쓰게되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말이죠.

물량버전(?)에선 입력쪽에 오디오파일러 출력쪽에 유니콘, 바이패스는 비마 mks가 들어갔습니다. slow off쪽에 330uF 전해 셋을 병렬로 붙였구요. 첫 버전에서 330 하나만 붙여도 별 무리는 없었고 적당히 '뚝~' 소리가 나는걸 선호하기도 했지만('끈다'는 느낌이 전해져서 말이죠.. ^^) 어쩌다 330uF/50V가 여럿 남게 되어서.. ^^;;;; 어쨌든 덩치큰 녀석도 여럿 들어온데다 수까지 많아져서 나름대로 감안하고 여유있게 배치했다지만 상당히 타이트해졌습니다. 완전 제 취향대로 되었죠. ^^v (케이스는 작게, 단자는 크게..라는 이상한 취향입니다.. ^^;;)

케이스는 아직 구상중입니다. 아직 고민중인데 처음엔 서울금속에서 사온 알루미늄 프레임에 아크릴로 만들려다 지금은 대나무(!)까지 등장했습니다. 뭐가됐든 나중에 완성되면 케이스에 넣어서 한번 더 올리겠습니다. ^^

고내압 콘덴서는 번인이 필요하다는데 역시나 첫 인상은 전보다 소리가 좀 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스템이  아랫도리가 좀 허전하더군요. 그래서인지 고음도 약간 깡통삘이 난다고 생각했고.. dj krush의 초저음 비트를 들을때 빼고는 오히려 불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좀 듣다보니 좀 괜찮아지더군요. 조금 부족한 감은 있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어쩌면 귀가 에이징된걸수도 있지만 ^^;;;;;; 그래도 처음의 빈 소리와는 그 정도 역치는 여유있게 초과하는 정도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해상도는.. 처음엔 저음이 비면서 전보다 해상도는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보니 알수 없게 되어버렸군요. 그냥 만족하고 듣는게 장땡인 것 같습니다. ^^a

사실 이틀전에 들은 음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기도 하죠. 더구나 그땐 소리가 난다는 사실에, 지금은 완성에 조금 흥분한 상태니 말입니다. 청각은 컨디션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데 사실 아주 많이 피곤한 상태라 이 부분은 며칠 들어봐야 평가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자주듣는 곡 위주로 들어보고 있는데 무지 좋다가 아니다가하는게 체력과 집중력도 고갈된 것 같습니다. 저음도 대단히 풍부하게 들렸다 아니다 하는군요. 아무래도 글을 쓰기엔 무리인 상태에서 아드레날린에 의존해서 쓰는 기분이 드는군요. 빨리 쓰고 기절한듯 자야죠.. ^^a

무지한 문과생인 제가 첫 앰프부터 실패없이 성공할 수 있었던건 하스의 수많은 선배님들, 그 중에서도 특히 신정섭님과 조경남님 덕이었습니다. 특히 두분은 제가 즐겨찾기하면서 꼬박꼬박 존경심이 듬뿍 들어간 '님'자를 붙였던 분들이기도 하죠. 그 정도로 고마웠습니다. ^^

첫 자작이라 부족함도 있겠지만 저 스스로는 대단한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부품을 조달하고 정성을 들여 만든 뭔가가 지금 제 귀를 즐겁게 해준다는거에서 말이죠. 특히 중간중간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게 생각보다 큰 성취감을 주더군요. 자작을 마음먹었을 때만해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많은걸 배우고 느낀 첫 자작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5/30 추가: 컴 소스로 듣고 있었는데, 나중에보니 이퀄을 다르게 해서 듣고 있었더군요. 평소 듣던 설정으로 바꾸니 확실히 좋습니다. 부품교체 이전보단 부드러운 맛은 덜하고 음은 조금 더 치밀해진 것 같네요.. 고음이 좀 는것 같습니다. 중역 중심의 재즈는 이전보다 현저히 발군인 느낌이고ㅡ오랫동안 안듣게 되었던 T스퀘어를 다시 듣게 되네요 ^^;;ㅡ락은 조금 더 좋은 느낌이지만 여성보컬은 좀 날이 선듯한 느낌이고 전반적으로 편한 맛이 조금 줄어들어 아쉽네요. (특히 현악에서) 콘덴서가 몸이 풀리길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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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일도 2005.05.29 14:40
    다시 일어나서 들어보니 역시 좋군요. 솔직히 부품교체전과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도 후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 나란히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분명 좋아졌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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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우 2005.05.29 20:38
    정성이 넘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초보지만 열의가 대단하신것 같습니다. 남들이 뭐라해도 자신이 들었을 때 좋아야 최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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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철 2005.05.29 21:03
    부럽습니다.....이쪽으로 관련 전공이신가요? 저는 아는게 없어서 시작도 못함...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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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일도 2005.05.29 22:37
    전~~혀 관련없는 전공입니다.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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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화수 2005.05.30 02:36
    이렇게 만들고야 싶지만 레포트쓰기 바빠서 몇달째 인두놓고 산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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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일도 2005.05.30 22:08
    현명하시군요.. 이거 수렁에 빠진 기분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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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호성 2005.06.01 21:41
    첫작품이라니 대단합니다. 저는 처음 시모이를 만들었는데, 소리는 나왔지만,
    전일도님 작품과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헤드폰엠프에 빠진 전일도님에게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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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일도 2005.06.03 17:59
    칭찬과 축하 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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