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어 앰프 제작노트

by 이홍관 posted May 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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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s.pe.kr/bbs/view.php?id=diy_sijosae&page=5&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0http://headwize2.powerpill.org/projects/showproj.php?file=gilmore3_prj.htm 이미 제가 나팔을 많이 불어댔습니다만, 이번에 만든 앰프는 케빈 길모어의 "Pure Class A Dynamic Headphone Driver" 앰프입니다. 전에 보여드렸던 기판 레이아웃을 좀 더 수정해서 제작을 일단 마쳤습니다.

아직 케이스 작업도 안되었고 몇가지 문제점이 속시원히 해결된 상태는 아니지만 이 글은 "작업중 노트" 정도로 여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작 준비
제가 길모어 앰프를 제작하기로 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범용 부품을 사용한다.  이 점은 제가 돈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특정한 부품의 선별에 까다롭지 않아 나름대로 제작이 간편할 것 같아서였습니다.  두번째, 튼튼한 출력 신호 경로를 가지고 있다.  제가 앰프를 만드는 한가지 이유는 제 사블 라이브 카드의 출력이 약해 헤드폰으로 들을때도 그렇지만 스피커에 연결하거나 컴퓨터서 멀리 떨어진 외부 오디오에 연결할때 출력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게인은 그렇게 높지 않더라도 충분한 전류량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앰프가 필요했습니다.  전기회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양 채널 각각 +- 전원 레일에서 직접 전력을 끌어대는 8개씩의 트랜지스터는 보기만 해도 70년대 "8기통 앤진"을 연상시킵니다.  아주 휘발유를 바닥에 주르르 깔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넘 있잖습니까.  세번째는.. 전세계(?) 인터넷 사이트가 하나같이 불어넣는 이 회로에 대한 펌프질.. ^^;

길모어 앰프는 제작해보니 역시 손이 많이 갔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제작한 앰프는 Cmoy, Apheared 47, Tomo버전 Szekeres 등입니다.  그런데 이 앰프로 인해 본격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신정섭님께서 자세히 설명하신 바와 같이 수작업 자체가 일이 큽니다.  기판 위에 빽빽히 들어찬 저항들을 보면, 마치 "전기 회로는 말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전압 분배의 문제야"라는 말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트랜지스터도 transfer-resistor 이니까 저항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 이 앰프는 손이 많이 가지만 그렇게 심하게 잔재주가 있는 회로라기 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또 충실한 그런 종류의 회로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점은 케빈 길모어의 원문에 나와있는 자신의 앰프 철학에서도 언뜻 보입니다.  신정섭님이 다른 회로도 아닌 이 회로를 가지고 몇차례나 거듭된 실험과 제작을 하셨던 것도 이 회로의 이런 기본에 충실한 면에서 비롯되었던게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이 회로의 한가지 특징적인 면은 DC 서보 부회로에 있을 것입니다.  이 앰프의 자작기들을 보면 어김없이 이 DC 서보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럼 이것이 무엇이냐, 보통 앰프가 사용하는 "입/출력 캐패시터를 대체하는 것"으로 저는 정의하고 싶습니다.  보통 앰프들은 헤드폰이나 스피커에 부과되는 직류를 걸르기 위해 캐패시터들을 사용합니다.  CMoy, A47, Meta 등은 모두 입력 캐패시터를 사용하고, Szekeres는 입출력 모두에 캐패시터를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캐패시터들이 직류와 함께 저음을 깎아먹는다는 점이고, 이때문에 캐빈 길모어는 출력을 따서, 거기서 직류를 걸러 그 양만큼을 DC adj란 단을 통해 회로에 피드백하는 서브회로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DC 서보의 효용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실효성에도 의문이 있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아예 이 회로를 없애기도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Tangent의 어느 글을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신호선의] 캐패시터는 [저음을 잡아먹으므로] 그럼 없애는게 낫지 않느냐?  그렇지는 않다.  오늘은 직류 오프셋이 문제가 없다 해도 내일 문제가 안생긴다는 보장이 없다."  이 구절은 이 앰프의 DC 서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번거롭지만 그냥 DC 서보를 생략치 않기로 했고, 그와 관련된 내용은 뒤의 LED 관련 부분에 다시 나옵니다.  (물론, 제 실력으로 과연 DC 서보의 동작점을 정확히 잡을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겠습니다. ^^;)  이 서보에 대한 내용은 신정섭님의 자작방, 캐빈 길모어의 원문 등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캐빈 길모어의 원문에도 약간의 의문스러운/모호한 점이 있고, 여러가지로 까다로운 점이 많으므로 자작하시는 분이 스스로 선택해야할 내용이 많습니다.


보드 관련
캐빈의 원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회로를 발표하면서 캐빈은 PCB 레이아웃 패턴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레이아웃을 바탕으로, 제가 쓰는 범용 내지는 싸구려 부품을 위해 약간 조정을 했고, 그것을 이용해 애칭을 했습니다.  파워부분은 신정섭님의 양전원회로를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정섭님께서 앨토이즈 깡통에 만드신 것과 동일한 앰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고 보니, 왜 신정섭님의 보드 패턴을 굳이 사용하지 않은것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저는 "자작의 기쁨을 위해~~"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제가 생각중인 케이스와 맞추기 위한 목적도 있었구요, 양면 동판을 덜렁 사놓고는 한쪽면을 버리기가 아까와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

1. 애칭은 처음이었습니다.  애칭을 위해 신정섭님의 자작기와 이복열님의 자작기를 보고, 저는 레이블 용지의 뒷면 종이를 이용해 다리미질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레이블 용지가 폼텍이라고.. 한국 회사죠?  다른 회사것도 마찬가지라 생각되지만 하여간 폼텍 것은 너무 얇고 전사가 잘 안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림질을 할때 열에 녹은 폴리머(토너)가 완전히 종이쪽에 흡수되듯 달라붙어버리는 일 때문에 아무리 잘 해도 패턴위에 빵꾸가 수없이 남아버렸습니다.  물론 유성팬으로 꼼꼼히 막아주기는 했지만 결국 무지무지 지저분한 기판이 되어버렸습니다.  (위 그림 보시기를...)  이곳 게시판에서도 가끔 언급되는 프래스앤필이라는 레이저 전용 전사지 제품이 있는데, 비싸지만 그런걸 안쓰고는 앞으론 도저히 힘들 것 같습니다.

2. 그나마 지금 쓰고 있는 피씨보드는 두번째로 만든 것입니다.  첫번째 기판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는데, 패턴을 전사하기 전에 기판을 깨끗이 닦아내지 않은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제 작업한 순서는 이렇습니다.  한 면을 전사한 다음, 앞서 붙였던 테이프들을 다 때어내고 알콜로 닦아 냈습니다.  그런 다음 두번째 전사를 하고 에칭을 했지요.  즉, 첫번째 면은 닦지도 않고 전사를 하고, 두번째는 깨끗이 닦아 전사를 한 것이죠.  에칭을 해보니 첫번째 면은 거의 모든 면에 염화철 용액이 침투를 못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 가진 이 기판이 플럭스 같은 것으로 코팅이 되어있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여하간 한시간도 넘게 걸려 장갑낀 손가락으로 박박 문질러가며 애칭을 끝냈을때.. 보드는 이미 맛이 하도 가서 손쓸 방법이 없더군요.  게다가 드릴질이 요령이 없어, 드릴척이 이미 걸레같은 패턴을 더 사정없이 망가뜨려 버렸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쓰레기통으로... ㅠ.ㅠ  만능기판은 다 때내고 새로 만들기도 하는데, 이런 점은 보드 애칭의 단점인가 싶습니다.

3. 구멍은 섯불리 뚫다 비싼 1/32인치(약 0.8mm) 날만 두개나 부러뜨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터득한 방법은, 드릴 날 길이를 5밀리 이내로 짧게 내고, 전화번호부같은데다 대고 뚫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새로 받은 Allied의 카탈로그가 벌집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아래를 받치지 않으면 구멍이 팍 뚫리는 순간 드릴이 쑥 들어가서 드릴 척이 패턴 위를 치게 됩니다.  그러면 그 부분의 패턴은 완전히 끊어져 버립니다.  그렇다고 비트를 길게 내서 쓰면 드릴 척이 보드를 치지는 않겠지만 드릴 날이 정말 쉽게 부러집니다.

4. 양면기판이다 보니 앞뒤면의 정합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기판 외각선(사각형 테두리)을 사용함으로써 해결되었습니다만, 매우 세밀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앰프 동작 및 부품 관련
1. 회로상에는 4개의 LED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LED의 역할은 앰프의 전체적인 동작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다만 매우 깊이 논의된 이 문제를 제 멋대로 해석하기 보다는 신정섭님의 자작 게시판부터 주의깊에 살펴보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기서 문제는, 케빈 길모어가 DC 서보의 동작을 위해 특히 이 LED와, 여기에 물린 500옴 저항을 매우 정확히 선별하라고 주문하고 있는 점입니다.  한편 신정섭님 제작기와 관련 토론을 보면 1.6V LED를 구하기 힘들어 1.8V 정도의 것을 사용하고 대신 500 대신 600옴 저항을 사용하는 방법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제 경우엔 부품 카탈로그를 보니 대충 적색 LED, 즉 주로 싸고 어두운 것들이 1.6V에 가까운 전압강하치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적색 LED 두 종류와 600, 500옴 모두를 주문해 봤습니다.  이들을 선별해본 결과 T1 사이즈(3mm) LED들은 1.56V, T1 3/4(5mm) 사이즈는 1.64V 정도의 전압 강하를 보였고, 따라서 저항치도 500옴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가진 녹색, 황색 등은 1.8~9 볼트, 청색 고휘도는 2.7V, 주홍색 고휘도는 1.75볼트 정도의 값을 보였습니다.  부품 카탈로그에 나오는 값과도 일치하는 범위입니다.  선별은 케빈 길모어 원문의 방식을 따랐습니다.  즉 15V에 LED와 10K를 직렬연결하고 LED양단의 전압을 보는 것이죠.  제 아답타가 신통찮아 전압이 일정치는 않지만 위의 값들은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2. 보드 작업 때문에 밤 새고 열받고 한 것에 비하면 제작 자체는 그런대로 쉽게 끝났습니다.  일단 전원을 연결하자 LED들에 불이 들어옵니다.  아직 헤드폰은 안꽂았고 소스도 안꽂았습니다.  그 상태에서 양전원 레일간의 전압을 보니..  헉~ 한쪽 레일이 0볼트입니다.  대충 보니 양전원 회로상의 배선 미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하여 바로 잡고.. 그 외에는 다른 수정 없이 소리가 잘 나왔습니다.  전원은 이 앰프땜에 구입한 "unregulated" 타입 1A 13.5V/30V 선택형 아답타 입니다.  열어보면 딸랑 컨덴서 두개, 다이오드 네개, 트랜스포머로 만들어진 그런 무식해서 무서운 놈입니다.  하지만 그런대로 싼 편이기도 하고, 범용 전원을 꽂았을때의 품질 문제라면 앰프 자체에서 해결해주는게 좋지 싶어 그냥 쓰기로 했습니다.

3. 한데--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는 발열인데, 촐력 TR위에 젖은 수건을 대니 "치익~" 합니다.  100도를 좀 넘는 모양인데... 열이 나는 것은 정상이겠지요?  다만 TR의 데이터를 보니 보관 온도 ~125도, "Junction 온도" 125도란 두 항목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동작시 거의 이 온도에 근접하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정션 온도가 뭔가요? 흐~~)  두번째 문제는 전원에서 유입되는 험의 문제입니다.  최악의 경우라면 레귤레이션 회로를 앰프 앞에 달아야 할 것 같습니다만, 어쨌거나 예상했던 문제이기는 합니다.  이 문제는 해결되면 다시 알려드리지요...  지금은 30V를 인가하고, 전원 바로 앞에 470uF 캐패시터 두 개를 다는 것으로 상당 부분의 험이 줄긴 했습니다만, 결국은 LM317을 이용한 레귤레이션 스테이지를 앰프와 전원 사이에 넣게 될 것 같습니다.  음질에 관해 조금의 문제가 남아있긴 한데, 뒤에 상술할 예정입니다.

4. 마지막으로 제가 사용한 부품중 조절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25옴 ->24.9옴 대치(최근사값 사용)
1K -> 2.2K (게인 조절)
500 -> 499 (최근사값)
OP27 -> TL072 (OP27 자리엔 아무거나 써도 된다고 케빈 길모어가 이야기한 것을 어디서 봤습니다.)
양전원 OP앰프 -> NJM4556AD (신정섭님 양전원회로에서 추천한 제품.  허용 전류량이 충분하다고 하심.)
DC서보 0.33uF -> ?uF (DC 서보부분 실험중..)

후기 및 음질 평가
지난번에 보여드린 패턴에서 약간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작후에도 한 두어 가지 더 수정했습니다.  이 수정한 내용을 포함한 것이 이 글에 첨부된 파일입니다.  아직도 제대로 테스트가 끝나지도 않은것을 가지고 이렇게 도배를 하다니...  전에 패턴 보여드리고 반응이 좋다보니 기분이 둥둥 떠서 그런 모양입니다 ^^

음질에 대해서는, 사실 지금까지 상반된 결과를 보고 있습니다.  먼저 나쁜 소식부터 알려드리자면, 생각했던 것만큼 투명하고 섬세한 디테일을 보여주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앰프는 토모-제커스 앰프를 만들고 나서 편하긴 편하되 더 섬세한 음이 궁금해 만든 것이었기 때문에 기대가 좀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굳이 선택을 하라면 길모어 앰프의 음색은 Apheared 47과 같은 칩 앰프 음색보단 Tomo변형 Szekeres 앰프의 둥근 음색에 가깝다고 느낍니다.  아무래도 소스가 가진 모든 음을 듣기엔 약간 디테일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또, 중-고 영역 어디쯤에 이 앰프의 어떤 "사각 지대"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자주 옵니다.

한편 Headwize의 BoyElroy의 자세한 제작/경험기를 보면, 이 앰프의 "스테이징"에 대해 끝없는 찬사가 나옵니다.  저도 이 이야기에는 상당히 동의합니다.  레이아웃의 차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앰프는 왼쪽에서 울릴것은 왼쪽에서, 오른쪽에서 울릴 것은 오른쪽에서 울려줍니다.  어쩌면 이 앰프가 가진 튼튼한 출력단에서 오는 효과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소리도 확실히, 절도있게 울려줌으로서 말이죠.)  저는 비록 BoyElroy의 펌프성 설명처럼 Ella Fitzerald가 서있는 위치를 쪽집게처럼 잡아내지는 못하겠지만, 또 이런게 스테이징의 차이인지, 스테이징이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인지조차도 잘 모르긴 하지만, 하여간 이 앰프는 분명히 좌우 분리감이 확실합니다.

조금 의아한 점은 이 앰프의 파워가 어떤 것인지 입니다.  스펙상으로는 게인이 11이라야 하는데, 실제로 제가 듣기엔 비슷한 게인으로 만들어진 CMoy류보다 훨씬 증폭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너무 이상해서 혹시나 증폭단의 듀얼 FET이 죽은건가 싶을 정도로 소리가 별로 안큽니다.  볼륨도 떼어내 보고 하는데, 잘 모르겠군요.  만들어보신 선배님들의 경험은 어떠신지 매우 궁금한 부분입니다.  하긴 "게인"이 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저라, 이런때 참 난감합니다.

하지만 가장 좋은 소식은 끝없이 내려가는 저음을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확실히 캐빈의 의도대로 입/출력 캐패시터를 제거함으로서 이런 황홀한(쩝~) 저음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상은 했던 것이지만, 특히, 구르르- 하고 울리는 베이스의 잔향이 주는 감흥은 이 앰프를 만들고 처음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바닥이 안보이는 깊은 저음을 아주 잘 재생해주고 있습니다.

제 설명이 좀 왔다갔다 하지요?  이 앰프는 저한텐 이상하게도 성능이나 음질 면에서 참 미스테리어스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전에 만든 몇가지 앰프는 그냥 키트를 잘 조립해서 완성했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의 길모어 앰프는 들을때마나 느낌이 틀리고 밸런스가 틀리고 그렇습니다.  한때는 귀에 착 달라붙는 사랑스런 음을 들려주다가도 다른때는 뭔가 싸구려틱한 소리가 나오기도 하고 말이지요.  한참 여러가지 음악을 테스트해 보고 실망하던 중에, 고음의 디테일이 생명이랄 수 있는 폴 반 다이크의 앨범을 들었을 때입니다.  위에 제가 설명한 것으로는 도대체 이 앨범의 140비트 테크노 음악은 어울릴 길이 없을 것 같았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마치 선명한 해상도가 아닌 힘과 스피드로 보상하는 것 같은 그런 흥미로운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신기한 조화였지요.  결국 이 앰프를 제가 좋아하게 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위의 앨범을 들으면서 확실히 이 앰프의 매우 독특한 성격에 감탄한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 이 개성 속에 도사리고 있는 뭔가 예술적인 취향이 제가 다가온다면 그땐 이 앰프와의 사랑에 빠지게 되겠지요.

마지막으로, 그냥 저의 헤드폰 테스트용 음악 리스트를 적어 봅니다.  첫번째 것은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엔딩 타이틀 곡인데, 비요크의 어느 음반에 다시 수록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냥 DVD를 틀어놓고 사운드카드 믹싱 기능으로 캡쳐했습니다.

Bjork - Amphibian
Gidon Kremer/Piazolla - Revirado
Bon Jovi - Always
Everything But the Girl - Missing [Todd Terry Remix]
Daze - Call Girl (Album Version)
Nina Simone - Don't Smoke in Bed
신촌블루스 - 아쉬움
Eric Serra - Le Grand Bleu [The Big Blue Overture]
Orbital - Belfast
Madonna - Vogue
Lake of Tears - So Fell Autumn Rain
이상은 (=Lee-tzsche) - 성녀
Original Soundtrack - Catavina
Cassandra Wilson - Time After Time
Dream Theater - Another Day
Yoshikazu Mera/헨델 - 슬퍼하게 내버려 두세요La'schia Chio Pianga

항상 격려해주고 도움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이 깊이 감사드립니다.  잘못된 점이나 더 조언해주실 내용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서슴지 말고 알려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사소한 정보라도 저처럼 떠돌이 자작맨에겐 많은 공부가 됩니다.

위의 패턴은 pdf 파일의 크기가 너무 커서 그냥 작은 비트맵으로 변환시킨 것입니다.  상하면 분리도 해놨고 흑백 전환도 되어있는데 올릴 길이 없어 좀 아쉽네요.  혹시 제 패턴을 이용해 기판을 제작해보실 분께는 연락 주시면 이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 이복열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6-25 2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