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하는 여인들..

by 전일도 posted Dec 1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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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황당한 일 때문에 어안이 벙벙하군요. 예상대로 코스닥의 바이오주는 모조리 하한가더군요.. (안사길 다행.. 힝~)

이번 일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염증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비판없이 극단적인 비난만 난무하는 게시판, 정치적 목적으로 사건을 왜곡하며 즐기는 언론, 이 패거리 저 패거리, 이 빠 저 빠..

그런데 꼭 인터넷이라서 이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들도 하스처럼 규모도 작고 공통의 관심사로 모이는 경우엔 따뜻하고 예의바르게 잘 운영되는 곳이 많으니까요. 아마도 집단의 크기와 체감하는 개인의 리스크가 반비례하기 때문이겠죠. 개인의 행위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던지.. 그렇다고 실명제가 대안 같지도 않더군요. 규모큰 사이트들은 실명제해도 개판인 곳들이 많기에..

전 인터넷이 뭔가를 변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백 수천년전부터 원래 대중들은 그런 존재들이었으니까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을 보면 프랑스대혁명 때의 '뜨개질하는 여인들'이 생각나더군요. 혁명기에는 매일 처형이 있었는데 이걸 가까이서 보기위해 새벽부터 심심한 아낙네들이 매일같이 모여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뜨개질을 했다는데서 기원했다는군요. 그들이 혁명을 이해했을까요..

프랑스혁명은 혁명기라는 시간적 특수성이 있었다면 인터넷은 소외되고 심심한 대다수 현대인들에게 일상적으로 대중에 편입될 수 있는 공간적 특수성을 제공했을뿐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한창 기자회견 중이네요. 그 결과가 어떻든 이쪽저쪽에서 '뜨개질하는 여인들'이 눈을 번뜩이고 있을겁니다. 남이사 죽든말든 파괴에서 오는 유희가 목적인 무책임한 소시민들이 말이죠..

이런 날은 눈감고 음악이나 듣는게 최선이겠지만 그런 사치는 일요일 오후에나 가능할듯 싶네요..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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