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의 기사회생...

by 조경남 posted Aug 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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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잠결에 모기 소리를 듣고 눈이 번쩍뜨이더군요. 윙~ 하는 모기의 소리는
잠자는 중에도 들립니다. 귀가 좋다기보다는 모기와는 왠수지간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귀가 거슬려 비몽사몽 간에 방에 화생방을 선포하고 전자모기향의
전원을 넣었습니다. 근데 갑작스레 음악이 듣고 싶네요. 방청소한다고
어수선한 가운데 치워놓았던 PPA를 꺼냈지요. 그리고 CDP 스위치켜고
앰프에 전원잭 꼽고 스위치를 넣으려는 순간...

모기가 다시금 저를 공격하더군요. 이 X!
(참고로 사람을 무는 모기는 암놈입니다. ^^;)

스프레이도 없는 상황에 그냥 손바닥으로 때려 고통없이 보내기에는
달콤한 수면을 방해한 대가치고는 너무 작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손으로 직접 포획을 결심하고 기지개 한번 켜고 3분여의 추격전 끝에
녀석을 산채로 오른손안에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

모기 포획전 때문에 각성된 터라 음악 한곡 듣고 다시 자려는 제 꿈이
달아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슬프더군요. 아무튼 포획에 성공한 마음에
자장가를 들으려 전원 스위치를 켜려는 순간 저쪽 구석에 24V 전원 잭이
보이네요.

참 이상도 하지...
아까 분명히 PPA에 전원 잭을 꼽았는데 말입니다.

곰곰히 생각하던 차에 눈길이 다른 편에 있던 레가에 꽂히는 순간...

아차! AC 24V.

레가는 AC 24V, PPA는 DC 24V 인데 잭의 크기가 같습니다.

하마터면 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만능기판에 자수로 뜬 PPA가
모기의 길동무가 될 뻔했습니다.
잠이 확깨는군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나머지 포획한 모기를 정말 고통스럽게 보내
주었습니다.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해서 샤워나 다시 하렵니다.

그럼 아침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