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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8 10:18

신기한 턴테이블

조회 수 2237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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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집에 LP판이 많았다. 아빠의 젊은 시절 짧은 취미였던 모양이다. 몇 차례 이사를 거듭하며 그 취미는 자취를 감췄지만, 나는 그것들이 빙빙 돌아가는 모습이 참 재미지고 좋았다. 환갑을 바라보는 아빠는 더 이상 음악을 듣지 않는다. 요즘 나오는 소리들은 시끄럽고 낭만이 없다고 하시면서.


음악을 듣고 공유하는 방법이 더없이 가벼워진 지금, CD는 선물로 줘도 욕먹는 아이템이 되고 테이프는 플레이할 방법조차 없다. 심지어는 MP3조차 뒷방으로 밀려났다. 그런데 이상하지? 이들보다 훨씬 나이 먹은 LP판은 아직도 곳곳에서 사랑받고 있다. 누군가는 어디선가 오래된 턴테이블을 돌리고 있단 얘기다.


왜냐고 물어보면 딱 떨어지게 설명할 길은 없다. 감성과 취향에 설명을 보태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한 디지털 시대에 지친 사람들이, 조금 느슨하지만 따뜻한 음색을 찾아 떠나는 건 당연한 순서일지도. 힐링에 목마른 세상이니까.


LP판은 CD나 디지털 음원처럼 깨끗한 음질을 제공하진 못한다. 그치만 귀를 풍성하게 해주는 따뜻함을 가졌다. 판이 돌아가면서 내는 미세한 진동이나 잡음이 모여 인간적이고 나른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직접 들어보는 수밖에 없다.


IMG_4755 copy.jpg


당신의 오래된 취미를 위해 새로운 턴테이블을 물색해보았다. 작고 가벼운 녀석으로. 찾아보니 딱 맞는 게 있었다. 'aria pan USB 턴테이블'이다. 가격도 착하지. 11번가에서 딱, 5만 9000원에 데려왔다. (바로 여기서!) 어디 한 번 살펴볼까.


IMG_4715 copy.jpg


세상 많이 변했다. 턴테이블이란 집안 한구석에 묵직하게 뿌리내리는 물건인 줄 알았는데, 이건 가벼워서 휴대도 되더라. 잔디밭에서 LP판을 플레이하는 호사스러운 풍경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 기본적으로는 AA배터리 4개로 작동한다. 여기에 USB 전원을 사용해 다른 오디오 컴퍼넌트와 연결할 수도 있다.


IMG_4762 copy.jpg

IMG_4723-1.jpg


조작이래 봐야 별 것 없다. 아주 간단하고 쉬운 기기다. 특이한 점이라면 LP 회전 속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정도. 음반 특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인데, 일반적으론 33 1/3rpm으로 설정하면 된다.


IMG_476 d5.jpg


볼륨 조절은 아날로그 감성 돋는 다이얼 방식. 자체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으니, 따로 스피커가 없더라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좀 더 풍성한 사운드를 원할 땐 외부 스피커를 연결하면 되겠다. 기본 제공되는 오디오 출력 단자 케이블을 서로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IMG_4764 copy.jpg


이 제품의 가장 재밌는 점은 LP판 음원을 원음 그대로 녹음해 MP3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 이 소리를 그대로 옮겨 스마트폰이나 MP3 플레이어에서 감상할 수 있으니 신통하다. 세월의 흐름에 제대로 적응한 기기랄까.


IMG_47191.jpg


실로 오랜만에 LP판의 소리를 들었다. 20년은 족히 된 아빠의 LP판이다. 젊었을 땐 아빠도 모차르트를 듣는 사람이었구나. 소리가 바래지 않았을까 염려했는데, 곱고 따뜻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말로는 설명하기 참 어렵다. 듣기에 참 좋더라. 판이 지글지글 돌아가는 모습도 정말 반가웠다. 조용한 곳에서 오래도록 이름도 모를 연주곡을 들었다. 여러 가지 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일수록 작고 조근조근한 소리가 모여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이래서 사람들은 아직도 LP판을 듣는구나.


IMG_4775c.jpg


조만간 나들이를 가야겠다. 가볍고 작은 턴테이블을 가방 들듯 손에 들고, 경치 좋은 곳을 찾아 가야지. 돗자리 하나 깔아 놓고 음악을 청하면 참 좋겠다. 최근엔 영원한 오빠 조용필의 19집 '헬로'가 LP로 출시돼 팬들의 구매 행렬까지 세우고 있단다. 거 봐. 우린, 이런 힐링이 필요했다니까.

 

<출처 : http://www.gearbax.com/index.php?mid=textyle&category=&vid=article&document_srl=6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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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승 2013.07.08 11:45

    요즘 세대에는 신기할지도 모르지만... 80년대에 디스크버거라고 기출시된 제품이랍니다. 거기에 추세에 맞게 USB가 붙어있고요

    진짜 판을 아끼시는 분은 사용하실려나 모르겠읍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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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스팡 2013.07.08 11:45
    축하합니다. 이준승님은 하스팡 10포인트에 당첨되셨습니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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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호(solsolhea) 2013.07.08 12:06

    lp 클리너인줄 알았슴돠^^::크기가 아주 작구만유~~ 아 lp.....들어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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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현 2013.07.08 14:25

    기획 자체가 넌센스인 제품으로 보입니다. 

    판의 미세 진동도 음질에 영향을 주는데 누가 이런 걸로 음악을 듣느냐 라고 하면 제작사는 이건 포터블이라 할런가요?

    그럼 100년전도 아니고 누가 이젠 소장품화된 LP판을 밖으로 가지고 나갑니까..라고 반론이 가능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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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영(cjy625) 2013.07.08 15:18

    70년대 LP판 몇장 갖고 있는데 이것이 턴테이블에서 빙글빙글 잡음끼여 돌아가는거 보면 괜시리 향수에 젖는군요.

    오늘처럼 비가 억수로 퍼붓듯 내리면 마시지도 못하는 막걸리와 짠지도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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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나라 2013.07.09 22:22

    디스크버거나 저제품이나 휴대용인데 지금 신규 생산되는 LP나 기존음반들 모두 소장품 취급받는걸 감안하면  

    외부에서 쉽사리 사용하기 꺼려질겁니다. 단순히 LP를 재생하려 한다면 더 싼 USB 입력되는 중국제 턴테이블이 있구요..


    매니아들 상대로는 어필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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